미국에 온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게 몇 가지 있어 써본다. 물론 나만의 착각일는지 모른다.

첫 번째는 버커킹 더블와퍼를 먹으면서 다이어트 콜라를 주문하는 미국인들이 더러 있다. 비만이 걱정돼 다이어트 콜라만을 마시는 사람들이 칼로리가 높아 비만의 적으로 통하는 햄버거 패티가 두 장이나 들어간 더블와퍼를 배부르게 먹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두 번째는 어린이 보호나 가정을 그토록 중요시하면서 이혼율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다. 미국인들 대부분 일찍 퇴근해 가정 생활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게 역력하다. 그런데도 주변에는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나 싱글대니들이 왜 그리 많은지….

세 번째는 부동산 중개인을 브로커(broker)라고 부른다. 물론 주식 중개인도 브로커라고 말한다. 그러나 매매 계약을 성사시키고자 하는 사람을 왜 하필 브로커라 지칭할까. Binder라면 몰라도…. 한국에 살면서 각인된 브로커라는 이미지가 부정적이어서 내게 그런 선입견이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네 번째는 미국의 전화요금은 멀리 걸수록 싸진다. 중·단거리(local toll) 통화가 분당 요금 25센트로 가장 비싸고 장거리는 9센트, 한국에 거는 국제전화는 분당 최저 3센트에 이용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집에서부터 멀리 전화할수록 요금이 싸진다. 심지어 중국에 공짜로 통화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나.

내가 미국, 미국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아직도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장거리 자동차 여행 노하우

최근 일주일 휴가를 받아 아칸소에서 시카고로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갔다왔다. 세 살과 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편도 16시간을 운전한다는 게 힘들었지만 일행도 있고 도중에 쉬기도 해 좋은 추억을 한아름 안고 왔다.

여름에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을 위해 이번 여행에서 내가 경험한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

우선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자동차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너무 당연해서 등한시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길 중간에 자동차가 고장이 나는 경우를 상상해보라. 휴가고 뭐고 그것을 수습하느라 귀중한 시간을 다 허비해야 한다. 타이어 공기압까지 꼼꼼히 체크하고 간단한 수리 공구나 여분의 타이어도 챙겨야 한다.

또 75달러 정도 하는 멤버십(Membership)에 가입하면 여행을 떠나기 전 각종 지도 등을 다양하게 서비스받을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장거리 여행을 감안해 온갖 짐을 챙겨 떠나기도 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보관에 번거롭고 자동차 기름만 축낸다. 어디를 가나 식품점이 있으니 필요한 음식재료는 현지에서 사면 되고, 더러워진 옷은 코인 세탁소를 이용하면 문제가 없다. 다만 먹는 물은 챙겨가야 한다. 물갈이로 배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여행할 경우엔 그들이 지루해 하므로 책이나 장난감을 충분히 갖고 가야 한다. 운전석 옆 시거잭에 꼽는 파워 인버터(power inverter)가 있으면 차에서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여행 때는 현금보다는 되도록 카드로 결제하고 부득이 현금을 가져가야 간다면 분산해서 보관하도록 한다.

장거리 여행 때는 숙박도 고민거리다. 목적지까지 가기 전 중간에 숙박을 하고자 한다면 일정을 세밀하게 짜서 프라이스라인(www.priceline.com)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예약하면 가격이 싸다.

하지만 계획이라는 게 늘 그렇듯 중간에 변수가 생겨 예약한 숙박지까지 못 갈 수도 있다. 그 경우 예약 취소나 환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예약비를 날리게 된다. 그렇다면 차라리 예약하지 말고 고속도로 옆의 주유소(gas station)나 맥도날드 가게 등에 들어가 모텔 쿠폰(motel coupon)을 이용하면 싸게 묵을 수 있다.

문 옆에 비치되어 있으며 주변 1마일 이내 주변 모텔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자기 업소를 광고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 모텔에 전화해 구체적으로 방 규모와 가격을 흥정하면 의외로 싼 경우가 많다. 나는 25달러에 하룻밤을 묵은 적이 있었는데 아침 식사도 서비스받았다.

마지막으로 집을 일주일 이상 비울 경우 우편물이 많이 쌓이므로 이웃 주민에게 대신 받아줄 것을 부탁하든가 우체국에 가서 배달 보류(hold)를 신청하도록 한다. 휴가를 마치고 우체국에 가서 일주일 동안의 우편물을 받아오면 된다. 문 앞에 우편물이 쌓이면 도둑이 들 수 있는데 그것까지 예방할 수 있다.

미국에 오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장거리 자동차 여행. 그 여행을 알차게 보내려면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유비무환은 여기에도 해당된다.

염건웅 통신원 (미국 뉴저지 LM Foods사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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