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 로봇전시회 '기계의 꿈, 자동인형에서 로봇까지'
‘현대는 삭막한 시간인가?’

기계 문명과 아파트 도심 생활 등 눈부신 21세기 현대 문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전시회가 잇따라 열린다. 반면 동시대 풍요로운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생존조차 위협 받는 굶주림에 허덕이면서도 꿈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여주는 따뜻한 전시회도 열린다.

작품 속에서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의 희망을 짚어볼 수 있는 전시회 3곳을 소개한다.

▦ 로봇전시회 '기계의 꿈, 자동인형에서 로봇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29일까지 열리는 ‘기계의 꿈, 자동인형에서 로봇까지’ 전에 가면 18세기 자동인형부터 현재의 로봇에 이르기까지 인공 생명- 살아있는 기계 창조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호주 출신 사이보그 작가 스텔락의 작품에서는 SF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사이보그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몸의 확장’, ‘레이저 눈’, ‘제3의 손’, ‘자동팔’, ‘비디오 섀도’ 등 인간과 기계를 교배한 듯한 잡종 기획을 통해 새로운 신체 확장을 실험한다.

‘로봇’이라는 개념을 처음 등장시킨 카렐 차페크의 희곡 초판본 및 당시 공연사진, 오스카 슐렘머의 ‘3인조 발레’ 동영상 및 사진, 국내 주요 연구소가 만든 최신 로봇들도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 배치된 안내 로봇으로부터 간단한 전시 안내를 받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02) 580-1495~6

▦ 홍정의 사진전 '제3의 공간'

갤러리 룩스에서 9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사진작가 홍정의의 개인전 ‘제 3의 공간’은 현대 주거공간의 상징인 아파트를 실제와 환상사이의 경계에서 재조명한다.

▲ 홍정의 사진전 '제3의 공간'
▲ 조세현 사진전 '아프리카의 꿈'

그린벨트와 변두리 숲 속에 세워진 거대한 고층 아파트, 밀집된 아파트 한복판에 나타난 전원 주택과 작은 텃밭 등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 오만과 욕구로 변질돼 가는 주거공간의 본질을 역설한다.

작가는 이러한 아파트 천국의 실상 속에서 현실을 부정하지도 않고, 논리적 해법이나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지만, 어린 시절 우리가 뛰어 놀던 동네에 대한 소중함을 반추하게 한다. (02) 720-8488

▦ 조세현 사진전 '아프리카의 꿈'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9층 롯데화랑에서 16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조세현 사진전 ‘아프리카의 꿈’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아프리카 기아 아동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비춘다.

작가가 5월 구호단체 ‘월드비전’ 홍보 대사인 탤런트 김혜자와 아프리카 기아 현장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 5,000여 장 중 30장을 전시한다. 원시적인 아프리카의 풍경들과 아프리카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웃음이 인상적이다. 지구촌 그늘진 곳에 살고 있는 그들의 정서와 체온까지 렌즈에 담아 고스란히 전달한다.

전시 기간 작가가 선정한 사진 12장으로 만든 2007년도 달력과 포스터를 판매하며, 수익금은 월드비전을 통해 아프리카 기아 아동들의 후원금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02) 514-7111, 784-2004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