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에는 ‘아이스 쇼’가 제격이다. 눈발이 날리고 꽁꽁 언 얼음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은 보기에도 시원할 뿐만 아니라 다이나믹한 연기와 화려한 볼거리로 가슴 속까지 푹푹 찌는 더위를 한방에 날려준다.

▦ 로만자

20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선보이는 ‘로만자’는 3개의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세계 최대 아이스 쇼 제작단 ‘홀리데이 온 아이스’의 48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무대, 조명, 화려한 의상, 현대 미술과 서사 음악이 스케이트 기술과 접목된 아이스 쇼의 대표적 블록버스터 작품이다.

‘로만자’는 이태리어로 ‘로망스’라는 뜻.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삼손과 데릴라’, ‘나비부인’, 아담과 이브’, ‘드라큘라’ 등 7가지 테마의 사랑 이야기를 120명의 춤과 음악을 통해 은반 위에서 화려하게 수놓는다.

‘홀리데이 온 아이스’의 휴드 스틴휴젠 상무이사는 “기존의 러시아 아이스 쇼는 스케이터들의 기교와 기술이 볼거리였다면, 로만자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음악, 3D 조명 등 무대 연출이 강화된 스케일이 방대한 아이스 쇼”라고 차별성을 강조한다.

슈퍼맨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하늘을 나는 듯한 공중 연기, 드라큘라가 관에서 사라지는 순간의 이동마술 효과,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기 위한 원색의 야광 의상 등 아이스 쇼의 고정 관념을 깨는 스펙터클한 연출이 한동안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02) 554- 4484

▦ 샹그리라 그랜드 아이스 쇼

19일부터 9월 10일까지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지는 ‘샹그리라 그랜드 아이스 쇼’는 피겨스케이팅의 아이스 쇼와 아슬아슬한 서커스의 진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무대다.

일반 서커스 무대에서도 하기 힘든 묘기들을 얼음 위에서 선보이는 러시아 로얄 아이스 서커스단은 1991년 초연 이래 전 세계 투어를 계속 하고 있다.

지상낙원 ‘샹그리라’를 찾아 떠나는 모험담 속에 현란한 서커스 기술을 선보인다. 1부 공연에서는 광대들이 6마리의 새를 좇아 샹그리라로 떠나는 과정이 전개되며, 2부에서는 ‘얼음행성’에서 마녀들을 물리치고 마침내 마법의 세계 샹그리라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02) 1588-6122

▦ 뽀로로와 별나라 요정

20일까지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뽀로로와 별나라 요정’은 특히 어린 자녀와 함께 가볼 만한 흥미로운 공연이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가슴 속까지 얼려버릴 뽀로로의 눈 덮인 숲 속 마을을 배경으로 귀여운 아기 펭귄 뽀로로와 친구들이 우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신비하고 짜릿한 마술과 형형색색 변하는 요정의 모습도 어린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공연장에서 겨울에만 할 수 있는 눈싸움 놀이와 대형 눈덩이를 굴리는 즐거움을 함께 만끽할 수 있어 열대야를 잊게 한다. (02) 3218-9213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