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휘돌아 흐르는 강변 풍광 압권, 래프팅 즐기며 막바지 여름사냥

강원도 오대산(1,563m)에서 발원해 홍천과 인제를 적시고 흐르는 내린천은 여름에 더욱 사랑스런 강이다. 바위 벼랑을 감돌아 흐르는 강변 풍광은 빼어나고, 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엔 1급수에서만 사는 열목어와 산천어가 한가로이 헤엄친다. 뜨거운 태양이 연일 대지를 달궈 밤잠을 설치게 했던 열대야도 끝나가는 요즘. 내린천에서 막바지 무더위를 식혀보자.

내린천의 속살을 감상할 수 있는 래프팅

내린천 주변은 지난 장마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당시 강으로 접근하는 국도와 지방도도 적지 않게 유실되었지만, 대부분 복구해 놓아 현재는 통행하는 데 불편함이 거의 없다. 또 강변에 기대어 살며 민박이나 식당으로 생계를 꾸리는 주민들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늦휴가를 즐기기를 기다리고 있다.

내린천의 매력은 가족끼리 한여름의 추억을 만들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솔밭 그늘이나 모래톱이 많다는 점이다.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유원지도 많다. 하류의 다락구미유원지·피아시유원지, 중류의 황소·서리·궁동유원지, 상류의 미산계곡유원지…. 이중에 상남면의 미산계곡 주변이 가장 인기 있다.

홍천서 흘러온 방내천이 내린천에 몸을 섞는 합수지점은 미산계곡 안에서 가장 너르다. 여기는 모래톱과 자갈밭이 잘 형성되어 있어 텐트를 치기도 좋고,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이라 민물고기도 많다. 그래서 안전한 물놀이와 낚시를 동시에 즐기려는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적합하다.

내린천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래프팅(Rafting)의 종가로 대접받고 있다. 대자연의 품이 그리운 태양의 계절에 거센 물살을 헤쳐 나가며 즐기는 래프팅은 한여름에 즐길 수 있는 레포츠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국내 래프팅 대상지 중 최대 유속을 자랑하는 이곳엔 2~3개 코스가 있는데 난이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겁낼 필요는 없다. 전문 업체를 찾아 노 젓는 법 등 기초기술과 안전교육을 받은 뒤 고무보트에 몸을 실으면 어렵지 않게 내린천 별천지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고무보트, 노, 헬멧, 구명조끼 등 래프팅에 필요한 장비들은 모두 레저업체에 갖추어져 있다. 래프팅 참가비는 성인 1인당 3만원 선인데, 단체는 할인이 된다.

지난 장마 때 래프팅 업체가 있는 고사리, 하추리 주변의 도로가 유실되는 등 피해를 많이 입었으나 래프팅 업체는 7월 말부터 정상적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송강카누학교(033-461-1659) 등 수십 개의 업체가 있다.

아늑하고 편안한 적가리골

내린천의 지류인 방태천은 진동계곡, 적가리골, 아침가리골 등 수많은 비경의 지류를 품고 있다.

그중에 적가리골에 형성된 방태산자연휴양림(033-463-8590)은 안전하게 가족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휴식처. 전국의 수많은 휴양림 가운데 여름을 보내기 가장 좋은 조건을 지닌 대상지로 꼽힌다. 산막 시설로는 매표소에서 1.5km 상류에 있는 산림휴양관이 전부.

현재 모든 객실은 예약이 끝난 상태이므로 계류 주변 숲속에 자리한 가족야영장이나 오토캠핑장을 이용해야 한다. 야영데크와 취사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야외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고, 오히려 자연의 숨소리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어 좋다. 선착순이라 예약할 필요는 없지만 휴일 전의 주말엔 자리가 비어있는지 전화로 확인할 필요도 있다.

적가리골 경관의 핵심은 산림휴양관 앞의 계단폭포. 주민들은 ‘이폭포 저폭포’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위쪽에 있는 높이 15m쯤의 ‘이폭포’는 아래에 널찍한 소(沼)를 이루었다가 다시 ‘저폭포’라는 이름의 짤막한 폭포로 떨어진다.

폭포 아래의 널따란 마당바위도 더위를 식히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휴양림~적가리골~구룡덕봉~주억봉(방태산 정상)~휴양림 왕복코스는 총 6~7시간 소요되므로 노약자가 걷기엔 부담스럽다.

적가리골 들머리에 있는 방동약수는 톡 쏘는 맛이 좋은 탄산약수다. 탄산·철·불소·망간 등이 주성분으로 위장병과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1670년경 인제의 한 심마니가 삼대 위에 가지가 여섯 개 있고 종자가 만 개 달렸다는 ‘육구만달’ 천종삼(天種蔘)을 캔 자리에서 솟는다는 전설이 전한다.

내린천의 상징은 열목어다. 숲이 울창하여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아 한여름에도 수온이 20℃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으면서 성어(成魚)가 숨을 수 있는 바위가 있는 큰 소(沼)가 필요하다. 이런 조건을 갖춘 곳이 바로 내린천 상류. 그중 내면 광원리의 칡소폭포에선 팔뚝만한 열목어들이 3m 높이의 폭포수를 거슬러 올라가는 가슴 벅찬 장관을 두 눈으로 똑똑히 감상할 수 있다.

▲ 내린천의 지류인 적가리골은 무더위를 식히기 좋은 계곡이다.

숙식 내린천 주변엔 하류의 노루목산장(033-461-1966), 중류의 황소관광농원(033-461-5481), 상류 홍천 율전리의 살둔산장(033-435-5928) 등 숙식할 곳이 많다. 또 미산계곡 부근엔 합수여관(033-463-6787), 황토민박(033-463-7225), 미산민박(033-461-6842)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칠전동의 산새소리송씨네(033-463-7789 www.sansaesori.co.kr)는 강 풍광이 아름다운 펜션이다. 하류서부터 상류까지의 강변엔 내린천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요리한 매운탕집이 많다.

교통 △서울→ 6번 국도→ 양평→ 홍천→ 44번 국도→ 인제→ 합강교→ 31번 국도→ 내린천. △내린천 물길은 31번 국도를 따라 인제읍 합강리→ 기린면 현리→ 상남면으로 이어진다. 상남면 소재지 삼거리에서 상남우체국 쪽으로 꺾어 들어가 446번 지방도를 타고 달리면 내린천 상류인 미산계곡→ 살둔계곡→ 칡소폭포로 이어진다.




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