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안토니오' 파스타

▲ 토마토소스와 바질을 곁들인 치카텔리
펠레, 링귀니, 리가토니, 부카티니, 파르팔레, 링귀니 등···.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용어이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는 친숙한 요리 이름들이다. 모두 밀가루로 만든 파스타 메뉴들. 이탈리아 사람들은 밀가루를 반죽해 길다란 국수로만 뽑아내지 않고 리본이나 만두 등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만들어 먹는 것을 즐긴다. 우리에게 익숙한 길다란 국수 모양의 스파게티는 수많은 파스타 중의 하나다.

서울 청담동에 최근 문을 연 ‘안토니오’는 각양각색의 이탈리아식 파스타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것도 이탈리아에서 온 조리사가 직접 밀가루를 반죽해 뽑아내 만든 ‘핸드 메이드(수제)’ 파스타다.

이 레스토랑의 주인은 이탈리아 사람 안토니오 파텔라다. 10년 전인 1997년 서울발레시어터의 피아니스트로 한국을 처음 찾은 그는 그의 말대로 “1년만 계약해 잠깐 머물다 가려고 했지만” 어느새 자신의 레스토랑까지 가지게 됐다고 한다. 처음 그를 불렀던 발레리노인 동생 루돌프는 이곳에서 지배인으로 일하고 있다.

주인과 지배인, 조리사까지 3명이 모두 이탈리아 사람인 레스토랑은 아마도 한국에서는 처음이라고 파텔라는 강조한다.

이 집 메뉴판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핸드 메이드 파스타 페이지다. 고객이 주문하면 주방에서 바로 반죽을 시작해 만들어 나온다. 공장에 주문해서 생산된 건면을 뜨거운 물에 넣어 익혀 나오는 일반 파스타류와는 다르다. 그래서 그런지 면발이 부드럽게 감도는 듯하다. 그는 “소화도 잘 된다”고 덧붙인다.

특히 잘 나가는 토마토소스와 바질을 곁들인 치카텔리는 한국인 입맛에 잘 맞다. 브로콜리와 앤초비, 마늘, 칠리페퍼를 곁들인 오레키에테는 올리브 오일을 주로 사용해 담백하다. 저민 돼지고기와 닭고기 소스의 마케론치니, 시금치 리코타 치즈로 속을 채운 바질 소스의 라비올리 등도 이탈리아식 그대로의 파스타류.

피자도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벽돌 오븐에서 바로 구워낸다. 피자를 굽는 불은 원산지 피자의 맛이 날 수 있도록 가스나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태워 낸다.

밀가루 도우 위에 토마토 소스를 칠하고 약간의 마늘만 얹는 가장 기초적인 형태의 피자인 마르게리따와 마리나라, 나폴레타나 등 이탈리아의 3대 원조 피자가 이 집의 대표 메뉴. 초콜릿 크림이 들어간 알리누텔라 피자는 디저트도 새롭게 시도해볼 만한 종류의 피자다.

특히 이 집 와인은 137가지인데 모두 이탈리아산이다. 다른 나라 와인은 취급하지 않는데 이탈리아 지역, 산지별로 메뉴판에 구분해 놨다. 레귤러 커피 한 잔을 시켜도 이탈리아의 뜨거운 태양을 상징하듯 진하고 향이 강하다.

입구에 조그만 네모 모양의 바 같은 것이 보이는데 실제는 피아노다. 주인이 즐겨 치는 피아노인데 평상시에는 ‘바’로 사용하다 고객들의 요청이 몰리면 그가 직접 연주도 한다. 한국에서 두 장의 피아노 앨범을 발표한 그는 3집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 올 초에는 서울시로부터 명예시민증도 받았다.

바로 옆의 주방은 홀에서 그대로 들여다 보이도록 설계돼 있어 요리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기다리는 동안의 색다른 재미다.

메뉴 핸드 메이드 파스타는 1만8,000원부터, 일반 스파게티류는 1만4,000원부터, 피자는 1만6,000원부터. 와인은 가장 싼 것이 한 병에 2만8,000원부터.

찾아가는 길 서울 청담동 M넷 빌딩 뒷골목 (02) 3443-4333




글·사진=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