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 전문점 '야마모도 스시'
하지만 일식당이나 스시 전문점은 조리사를 보고 찾아 가는 곳이기도 하다. 다른 메뉴와 달리 조리사의 솜씨와 인맥이 유독 중시되는 분야다. 서울 강남의 ‘야마모도 스시’ 또한 그렇다.
이 집 주인 야마모도 사다오(山本貞雄)는 스스로를 오너셰프(Owner Chef)라 부른다. 주인이면서도 조리장이라는 뜻이다. 손님들은 그가 주인이라기보다는 셰프이기 때문에 찾아 온다.
1985년 한국에 와 롯데호텔의 일식당에서만 15년을 일해 왔다. 정년퇴직한 그가 선택한 길은 자신의 식당을 여는 것. 2002년 서울 청담동에 첫 가게를 냈고 2004년에는 도곡동에 2호점을 열었다. 나이가 65세라고 쑥스럽게 밝히는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고 소개한다.
식당을 오픈한 지 5년이 지났지만 그는 매일 시장에 나가 재료를 직접 골라 사온다. 스시바 주방에서도 항상 회를 뜨고 스시를 만들며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그의 변함없는 하루 일과다. 단골 손님들이 오면 무엇을 좋아하는지 다 기억하고 있고 고객 선호도에 따라 서비스한다는 것이 그의 신조.
자신의 가게가 ‘횟집’도 ‘일식당’도 아니라는 그는 ‘스시(초밥) 전문점’이라고 강조한다. 직접 손으로 밥알을 집어 뭉쳐낸 뒤 생선 살을 얹어내는 그의 솜씨는 스시를 만드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맛이 느껴진다. 뭉친 듯 흐트러지고 흐트러지는 듯 뭉쳐있는 밥알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사르르 녹아든다.
밥을 잘 짓고 식초와 설탕을 적당히 묻혀 맛있게 만든다는 것이 그의 비결. 밥알은 보통 250~300개 내외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거기에 생선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밥알을 조금 많게도, 적게도 한다. 예상과 달리 생선이 크면 밥알이 적은데 밥알이 많으면 모양이 안 나기 때문이란다. 반대로 생선이 작으면 밥알을 조금 더 많게 한다.
이 집 스시바에 앉아 있으면 바로 앞에 수돗물이 졸졸 흘러내리는 것이 보인다. 일본에서 50년 전에 있던 스시바 스타일이라고 한다. 바로 스시 한 점을 손으로 집어 먹고는 손을 씻기 위한 시설. 손을 씻고는 다시 또 한 점을 집어 먹고 다시 씻는 것을 반복한다.
특히 사시미(회) 요리를 내올 때는 주인 야마모도의 정성과 솜씨가 더 배어난다. 도미와 광어, 농어, 전갱이, 가다랑어 등 생선횟감과 각종 야채, 성게 미역 등 해물을 다듬고 배열해 놓은 것이 테이블 위에 ‘정원’을 옮겨놓은 듯하다.
웬만한 일식당이나 횟집에서도 맛보기 힘든 최고급 참치 부위인 도로(뱃살)도 이 집에서 맛볼 수 있는 전매특허 메뉴다. 최고급 참치살인 ‘오도로’는 한 점에 1만3,000원이나 한다.
메뉴 - 점심 코스(회식)메뉴는 3만원부터. 맑은 국과 생선회, 구이, 튀김, 초밥, 식사, 과일, 디저트로 이어진다. 찜과 조림이 들어가면 더 고급 코스. 회덮밥, 생선초밥 등 식사 메뉴는 2만5,000원부터. 저녁 코스는 6만5,000원부터. 찾아가는 길 - 도곡점은 타워팰리스3차 1층, 청담점은 엠넷 빌딩 뒷골목. (02) 548-2031 |
글·사진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