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중식당 '아시아 차우'

▲ 브라운 소스 통전복 / 박철중 기자
서울 강남 도산공원 앞 대로 건너편. 이곳을 지나다 보면 한껏 멋을 낸 젊은이들과 청담동의 트렌드 리더들, 연예인들로 항상 북적대던 모습의 중식당 하나가 눈에 띄곤 했다. 무려 60억원을 들여 식당을 하나의 예술작품화한 세련된 인테리어만으로도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바로 ‘미스터 차우’.

그런데 같은 자리에 중식당의 겉모습은 예전 그대로인데 그 이름이 요즘은 어째 보이지 않는다. 대신 간판이 ‘아시아 차우’로 바뀌어 있다. 상표권 다툼 문제로 상호를 바꾼 탓이다.

지난 5월 새 브랜드로 문을 다시 연 이곳은 바뀐 이름 만큼이나 내용도 많이 달라졌다. 조리사가 교체됐고 음식 메뉴와 맛도 새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호주머니 부담이 줄었다. 다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의 실내 인테리어와 분위기이다.

문에 들어서자 느껴지는 예전과 다른 변화는 손님들의 모습이다. 종전엔 귀티 나는 젊은 연인이나 20, 30대 연령층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이 거의 전부였지만 지금은 테이블마다 연령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많이 보인다. 어린 아이를 안고 찾아 오는 가족 단위 고객도 테이블을 채우고 중년의 남성들이 비즈니스 모임으로 찾기도 한다.

변화의 이면에는 달라진 주방과 음식이 있다. 예전에는 고기 중심의 베이징식 요리를 내놓았다면 지금은 신선하고도 다양한 해물 요리를 자랑하는 광동식 중식을 선보인다. 하얏트호텔 중식당 출신으로 25년 경력을 자랑하는 박와이 라우 수석주방장이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할 수 있는 폭넓고 맛깔스런 메뉴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 중의 하나인 ‘브라운 소스 통전복’은 조리사의 솜씨를 느끼게 한다. 보통 통전복은 소스가 안까지 잘 스며들지 않아 중식당에서도 조리가 쉽지 않은 요리로 손꼽힌다. 그런데 이 집에서는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소스 맛이 전복의 부드러운 속살까지 그대로 스며있다.

닭육수와 돼지고기, 한약재를 넣고 4시간 이상 푹 삶아 우려내야 하는 브라운 소스는 조리사가 기울인 시간과 정성이 맛에 배어 있다. 통전복이 부드럽고 소스가 걸쭉하게 배인 것은 통전복을 브라운 소스에 넣고 다시 4시간 이상 삶은 덕이다. 통전복을 소스에 고아낸 셈이다.

또 새끼돼지의 넓적다리를 갖은 양념과 함께 8시간 이상 쪄냈다는 홍샤오웬티도 이 식당의 자랑거리. 기름기와 불순물이 푹 빠져나가선지 탐스러워 보이면서도 입안에서는 살점이 부드럽다. 뜨거운 육수와 간장소스로 조리한 ‘간장소스 가리비찜’도 가리비의 탄탄한 살맛을 즐길 수 있는 대표 해물 요리.

바닷가재를 통째로 옆으로 갈라 마늘 소스로 양념한 ‘랍스타 마늘소스찜’과 ‘꽃방 검정후추 왕새우’, ‘성게알과 게살 상어지느러미찜’, 최고급 안심을 골라 바삭하게 조리한 뒤 얇게 썰어 붉은 소스를 곁들인 필레미뇽 스테이크도 먹어보고 싶은 메뉴들이다.

중식당이지만 마치 서양 메뉴처럼 디저트들이 다양한 것도 이채롭다. 보통 중식당에서 나오는 디저트라면 찹쌀떡이나 과일 정도. 여기서는 망고푸딩, 딸기파이, 밀크타트 등 조리사들이 직접 만든 7가지의 디저트를 맛보는 즐거움이 준비돼 있다.

메뉴 일품메뉴를 주문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코스를 선택한다. 해산물 버섯스프, 세 가지 딤섬, 검정후추 왕새우, 검정콩소스 버섯과 다진 쇠고기 안심. 자장면 또는 볶음밥, 단감 시미로 등으로 구성되는 점심 세트가 2만5,000원부터. 저녁 세트메뉴는 3만5,000원부터. 단품 메뉴는 점심, 저녁 가격이 같다. 9월 중순부터는 가리비호박딤섬 등 4~5가지 종류의 딤섬을 원하는 대로 골라 먹을 수 있는 딤섬 트롤리(수레)도 운용할 계획.

찾아가는 길 서울 도산공원앞, 시네시티 건너편(옛 씨네하우스 자리) (02) 517-2100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