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화하는 神의 나라 / 노 다니엘 지음

‘일본 좋은 나라 깨끗한 나라/ 세계에 하나뿐인 신의 나라/ 일본 좋은 나라 강한 나라/ 세계에 빛나는 위대한 나라.’ 전전(戰前) 일본 국민학교 수신(修身)교과서에 수록된 내용이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새 일본 총리로 선출됨에 따라 일본의 우경화 망령이 되살아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가 헌법 개정을 약속했기에 더욱 그렇다. 일본은 과연 우경화하고 있는가? 누가 주도하나?

이 책은 지일(知日)의 관점에서 일본 지배세력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본다. 우선 저자는 ‘일본은 신의 나라’라는 일본인의 명제에서 우경화를 분석한다. 우익도 좌익에 반대되는 서구식 개념이 아니라 천황제도를 유지하는, ‘존황양이(尊皇攘夷)’와 ‘황실숭배(皇室崇拜)’를 따르는 정치세력이라는 것.

그렇다면 신(神)의 나라가 영속하기 위해 주변국가는 침략해도 상관 없는 신(臣)의 나라일까.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하다. 랜덤하우스 발행. 1만2,000원.

굿바이 잭 웰치 / 김영한 지음

“잭 웰치의 경영지침서는 찢어버려라.” 미국 경영 전문지 포춘(Fortune)이 지난 7월 17일자에 실은 특집기사 주제다. 한국의 최고경영자(CEO)나 창업자들에게 잭 웰치는 그동안 ‘경영의 교과서’로 불리며 숭배됐다. 그러나 경영도 패션과 같이 유행이 있는 법.

저자는 극단적인 ‘효율’을 강조하는 그의 경영 방식은 아날로그 시대에는 맞을지 몰라도 디지털 시대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대신 새로운 기업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티브 잡스 식의 ‘가치 창조’ 경영으로 조직을 혁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이런 방식으로 성공한 기업 모델로 식스시그마를 버린 모토롤라, 디자인 기업으로 변신하는 삼성전자, 잭 웰치와 반대로 하는 스타벅스 등을 제시하고 있다. 리더스북 발행. 1만원.

천국에서 지옥까지 / 헤이젤 로울리 지음 / 김선형 옮김

각각 20세기가 낳은 천재 작가이자 사상가인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이 ‘세기의 커플’에게 더 큰 명성을 안겨준 것은 그들 사이에 있는 ‘계약 결혼’이다. 이 책 역시 그들의 지적 성취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는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한다.

1929년에 처음 만난 이래 둘은 서로의 탁월한 지성과 매력에 이끌린다. ‘영원히 지속될 관계’임을 확신한 뒤 그들의 선택은 결혼이 아닌 ‘동거도 없이 각자에게 절대적인 자유를 보장하는 새로운 관계’였다. 실존주의 철학의 대가답게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모든 사회 인습을 경멸했고 이후 51년간 서로 여러 연인들과 만나면서 때로는 한 사람을 놓고 삼각관계에 휘말리기까지 했다.

서로에게 전부가 되지 않으려 했기에 평생 사랑할 수 있었다는 이들의 관계가 위대한 사랑이건 아니건 간에 저자의 말처럼 위대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해냄 발행. 2만3,000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