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의 향수 달래줄 민속놀이 마당서 풍성한 수확의 기쁨 등 맛봐

우리네 대표 명절인 한가위가 돌아왔다. 한 해의 결실을 거둬들이고 조상에게 감사를 드리는 것이 추석이지만 도시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는 그저 대형 이벤트처럼 느껴질 뿐이다. 대도시에서 맞는 추석을 풍성하고 즐겁게 누리고 싶다면 다양한 민속놀이와 전통 체험이 가능한 곳을 찾아가보자.

즘 아이들에게 추석은 어떤 의미일까? 친척들이 모이는 날, 음식을 많이 하는 날, 집이 분주해 지는 날, 혹은 용돈을 받는 날 정도로 여길 것이다. 제삿상을 차리는 것 외에 별다른 추석 행사가 없다면 한국민속촌이나 남산골한옥마을, 가까운 놀이공원을 찾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이곳에서는 가족 구성원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민속놀이와 한가위 행사가 준비돼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한국민속촌을 꼽을 수 있다. 경기도의 대표적인 추석 세시놀이인 거북놀이, 성주고사, 한가위 떡 한마당 등 세시풍속과 함께 흥미로운 공연도 볼 수 있다. 게다가 전통적인 농기구들을 가지고 가을 농경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가을 농경체험은 벼를 터는 과정인 탈곡, 껍질을 벋기는 도정 등 쌀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차례로 해볼 수 있다. 흥미로운 체험을 위해 개상, 도리깨, 매통, 풍구, 키 등 옛 농기구들이 총출동한다. 체험 코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고구마 구워먹기, 콩서리 등이다.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주고, 아이들에게는 마치 시골집을 찾은 것 같은 푸근함을 주는 체험이다.

이밖에 열두발 상모놀음을 곁들인 풍물 판굿, 널뛰기, 줄타기, 마상무예 공연 등 재미있는 볼거리도 풍성하다. 또한 이 시기 즈음해 박문화축제도 열린다. 직접 박을 따서 표주박이나 박바가지, 채색 박인형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박 터트리기, 뒤웅박 팔자 이벤트도 놓치지 말 것.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추석 만끽

서울 시내에서 추석 분위기를 느끼려면 남산골 한옥마을이 제격이다. 명절 때마다 그 시기에 맞는 세시풍속이나 민속놀이를 개최해 시민들이나 외국인들에게 즐거운 한때를 선사하고 있다.

한옥마을 행사는 눈과 귀가 즐거운 공연과 다채로운 볼거리, 흥미로운 체험 마당 등으로 구성된다. 풍물놀이와 경기민요, 전통 타악공연, 탈춤 등 보기만 해도 어깨춤이 들썩이는 전통 공연들이 마련된다.

차례상 차리기, 전통예절 배우기 같은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함께 관람하기 좋다. 송편 빚기, 닥종이 공예 체험, 민속놀이 체험, 제기차기 대회 등 체험 내용도 알차다.

지방의 민속마을을 찾아 추석을 지내는 전통적인 모습을 직접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동 하회마을, 아산 외암리마을, 순천 낙안읍성 등은 옛 모습이 고스란히 살아있어 마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 듯 느껴진다. 외암리 민속마을에는 주말마다 전통국악공연, 전통혼례, 전통상여 재현행사가 열리고 고구마 캐기 같은 가을걷이 체험이 가능하다.

하회마을에서는 평소에 전통 양반가옥과 고풍스런 담장을 둘러보고 하회탈춤 공연을 볼 수 있는데 이번 추석 연휴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기간과 겹쳐 볼거리가 한층 많아졌다.

세계 여러 나라의 탈춤 공연과 우리나라 주요 탈춤, 하회탈춤 등을 두루 볼 수 있고, 풍성한 부대행사도 즐길 수 있다. 천연염색, 도자기 빗기, 전통 연날리기, 안동한지 만들기, 닥종이 인형, 솟대 만들기, 추석 차례상 차리기 등 관람객이 참가할 수 있는 행사도 많다.

전국의 다양한 추석맞이 행사

대전동물원은 추억의 가을여행을 주제로 가을대축제를 벌이고 있다. 축제 기간 중 추석 연휴인 10월5일부터 8일까지 한가위 대축제도 함께 열린다. 대형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등 민속놀이존과 국악특별공연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한가위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과천 서울랜드 또한 풍성한 한가위 특집 행사를 준비해 놓았다. 전통 길쌈놀이를 비롯해 흥겨운 타악기 연주, 관람객이 모두 참가하는 강강술래 등이 세계의 광장에서 펼쳐진다. 삼천리 동산에 마련된 놀이마당에서는 투호놀이, 제기차기 같은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관람객이 참가하는 추석 퀴즈 행사에서는 오곡백과를 받아갈 수 있다.

추석 연휴에 열리는 문화관광축제도 있다. 10월1일부터 12일 동안 진행되는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사람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여러 나라의 등을 모아 한곳에 전시하는데 세계 15개국이 참가한다. 축제는 진주성 촉석루 아래 남강에서 열리며 크고 작은 등이 3만여 개 정도 설치되어 환상적인 빛의 향연을 연출하게 된다.

올해는 진주성문인 공북문과 같은 크기의 15m 대형등을 만들어 장관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축제에 참가해 아름다운 불빛도 감상하고 자신의 소망을 적어 물에 띄우는 소망등을 밝혀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체험 정보

*한국민속촌 : 한가위 맞이 민속 한마당이 10월1일부터 8일까지 계속된다. 농악, 널뛰기, 줄타기, 전통혼례, 마상무예 정기공연은 공연장과 양반가에서 매일 열린다. 한가위 민속공연은 관아에서, 세시풍속 체험행사는 농가, 양반가, 관아 앞마당 등지에서 펼쳐진다. 한국민속촌 (031) 288-0000 www.koreanfolk.co.kr

*남산골 한옥마을 : 추석 연휴 동안 민속놀이 및 세시풍속 행사가 열린다.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2분. (02) 2266-6923~4 www.hanokmaeul.org

*하회마을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 탈춤축제가 9월29일부터 10월8일까지 열린다. 안동 시내와 하회마을 두 곳에서 행사가 벌어지며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 여러 지방의 전통 탈춤 공연은 물론 다양한 전시, 공연,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10월7일 저녁 하회마을에서 열리는 선유줄불놀이가 하이라이트. 안동축제관광조직위 (054) 840-6398 www.maskdance.com




글=김숙현 자유기고가 pararang@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