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연예가 핫라인]

▲ MBC '있을 때 잘해'의 하희라(사진 왼쪽)와 SBS '내 사랑 못난이'의 김지영.
안방극장의 숨은 강자는 2명의 ‘잔다르크’!

MBC 사극 ‘주몽’이 40%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로 안방극장의 제왕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2편의 드라마가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의미심장한 시청률 상승 행진을 펼치고 있다. SBS 금요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극본 정지우ㆍ연출 신윤섭)와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극본 서영명ㆍ연출 장근수)는 닮은꼴 인기 행진을 벌이며 안방극장의 숨은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내 사랑 못난이’와 ‘있을 때 잘해’의 인기 행진이 한층 의미 있게 평가되는 이유는 방송 시간대 시청률 추이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내 사랑 못난이’가 방송되는 금요일 오후 9시~11시는 KBS 1TV와 MBC의 뉴스와 KBS 2TV ‘VJ 특공대’ 등이 시간대 터줏대감으로 굳게 자리잡고 있어 SBS 금요드라마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계 시청률도 20%로 여겨졌다. 2년 가까이 10여 개의 드라마가 방송되는 동안 시청률 20%를 돌파한 작품은 2편에 불과했다. 그러나 ‘내 사랑 못난이’는 강력한 경쟁자들을 거뜬히 물리치며 시청률 20%를 돌파했고 30%까지 목전에 두고 있다.

‘있을 때 잘해’는 기적에 가까운 시청률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 MBC 아침드라마는 3개 방송사 아침드라마 중 항상 최하위를 면치 못했고 시청률 또한 10%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있을 때 잘해’는 방송 시작과 동시에 경쟁 드라마들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고 중반에 접어 들면서는 확고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0월에 접어들어서는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명실상부한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양상이다.

‘내 사랑 못난이’와 ‘있을 때 잘해’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의 성공기를 다룬다는 기본 설정에서 공통점을 지닌 작품들이다. 두 작품의 주인공인 미시 탤런트 김지영과 하희라는 농익은 ‘아줌마 연기’를 펼치며 작품의 인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두 미시 탤런트가 펼치는 활약상은 잔다르크에 비유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눈부시다. ‘내 사랑 못난이’와 ‘있을 때 잘해’는 미시 스타가 진두지휘한다는 공통점 외에도 주변 인물 캐릭터 설정, 전반적인 작품 분위기, 전개 방식 등에서도 유사한 부분이 많아 닮은꼴 인기 행진을 펼치고 있다.

내 사랑 못난이’와 ‘있을 때 잘해’의 닮은꼴 호응 행진의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은 구태의연한 소재인 ‘외도와 배반’의 적절한 배제다. 금요드라마와 아침드라마에서 외도와 배반은 시간대 특성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소재다. 하지만 ‘내 사랑 못난이’와 ‘있을 때 잘해’는 그 동안 시간대를 좌지우지해온 소재에 매몰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버리지도 않은 채 그야말로 적절한 활용을 하고 있다.

‘내 사랑 못난이’의 외도는 박상민(동주)-왕빛나(승혜) 부부가 부적절한 정략 결혼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기 위한 장치로 가볍게 처리됐고, ‘있을 때 잘해’에서는 김윤석(동규)-하희라(순애) 부부의 외도와 이혼을 도입부에서 간략하게 다루고 하희라의 씩씩한 홀로서기에 일찌감치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두 작품은 시간대의 부정적인 특성을 지워내면서도 표 나지 않는 적절한 활용으로 재미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김지영과 하희라의 호연은 보는 재미와 완성도를 동시에 높여주고 있다.

김지영은 트로트 가수 지망생으로 등장해 ‘촌티’ 물씬한 정감 넘치는 코믹 연기를 펼치면서도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들에 대한 애절한 모성애를 보여주며 웃음과 눈물을 넘나들고 있다. 하희라는 어리숙한 아줌마에서 똑부러지는 이혼녀로 변모하는 과정을 때론 발랄하고, 때론 무서우리만치 진지하게 그려내며 아줌마 연기자의 원숙함을 과시하고 있다.

‘내 사랑 못난이’의 김유석과 박상민, ‘있을 때 잘해’의 김윤석과 변우민 등 남자 연기자들의 안정된 연기 또한 작품의 저변을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이들은 전혀 튀지 않는 차분한 연기로 여주인공들의 활약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재미의 극대화를 돕고 있다.

‘내 사랑 못난이’와 ‘있을 때 잘해’의 닮은꼴 인기 행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