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시대의 문신 추적이 공자 등 옛 성현의 금언만을 모아 편찬한 명심보감은 예로부터 천자문 등과 함께 한문 배우기 입문서였다. 이 책은 명심보감의 '말씀'을 풀이한 것이 아니라 '언어'로서 분석했다. 즉 문법구조를 새롭게 설명하는 한문법 강좌인 셈. 한자(漢字)와 한문(漢文)에 대한 정의도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한다. 한문을 읽는 법을 아는 재미 외에도 마음을 밝혀주는(明心) 성현의 말씀을 되새겨봄은 덤의 즐거움이다. 김진식 지음. 학민사 발행. 1만3,500원.

순결한 할리우드

미국 인디영화계의 총아, 괴짜, 악동 감독. 이 책의 저자인 삐딱한 '천재 뚱보 감독'에 붙은 수식어만 보더라도 기존의 영화서적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아니나 다를까, 입이 근질근질한 그가 재기발랄한 문체와 통쾌한 유머로 풀어내는 미국 대중문화 뒤집어보기는 자못 신랄하다. 책 제목부터가 역설적이다. 그래서 책을 읽은 어떤 배우는 평했다. "이 남자가 하는 말은 한 마디도 믿지 마라. 그저 읽고 즐겨라." 케빈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media 2.0 발행. 9,000원.

제52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현대문학사가 주관한 올해 제52회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이 출간됐다. 수상작인 이승우의 '전기수 이야기'를 비롯해 김경욱의 '천년여왕', 박민규의 '누런 강 배 한 척' 등 후보작 7편이 함께 실렸다. '전기수 이야기'는 21세기에 전기수(조선 후기에 처음 등장한 전문적 이야기꾼)란 직업을 갖게 된 한 남자를 소재로 소설 자체에 대한 정교한 분석을 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이승우 외 지음. 현대문학 발행. 9,500원.

007 제임스 본드의 과학

007영화가 1962년 '살인 번호' 이후 20편 이상 제작돼 40년이 넘도록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매번 새로 등장하는 첨단 무기와 장비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선총, 로켓 발사 담배, 하늘을 날고 물 속을 가르는 본드카 등. 신무기에 관객은 탄성을 지른다. 하지만 볼 때마다 그것이 정말로 실현가능할까 하는 의문도 가지게 된다. 이 책은 그러한 의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 본드의 모험과 기기들에 숨은 과학적 진실과 허구를 추적한다. 로이스 그레시·로버트 와인버그 지음, 유나영 옮김. 한승 발행. 1만3,000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