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방학, 춥다고 방안에 틀어박혀 게임에 빠져 있는 자녀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면 문화나들이를 떠나보자. 재미있게 놀면서 지혜도 쌓고, 경험도 얻는, 유익한 공연·전시회 3편을 소개한다.

▦ 테디베어의 세계 여행

1,000마리의 테디베어가 ‘세계 여행’을 주제로 세계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이색적인 어린이 전시회다. 마치 공항처럼 꾸며진 전시회장 입구와 비행기 티켓처럼 제작된 입장권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시장 내 30여 개국을 방문할 때마다 테디 여권에 도장을 받을 수 있어 테디베어와 세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나라별 전시장에 들어가면 유명 인사로 분한 테디베어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응원이나 축구 경기를 하며 전통 의상과 건축물 등 다양한 문화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특히 ‘한류관’에서는 ‘올인’, ‘겨울연가’, ‘주몽’ 등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분한 테디베어가 나와 어린이들에게 친근감을 더하며, ‘루브르박물관’에서는 진태옥, 박윤수, 최연옥 등 유명 디자이너들이 직접 제작한 의상을 입은 ‘명품’ 테디베어들을 만나볼 수 있다. 2월 21일까지 코엑스 컨벤션 12홀. (02) 581-0483

▦ 대장만세

이혼율 세계 1위인 우리나라. 한 해 1만여 명의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버려지는 슬픈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주제는 무겁지만,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동물들에게 빗대 밝고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부모에게 버림 받아 상처 입은 연약한 새끼 고양이가 세상의 냉정한 현실을 여러 친구들의 도움으로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내용.

유아를 위한 작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물었던 초등학생 대상 연극이라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학교와 학원 사이를 오가며 놀이문화를 잃어가는 초등학생들에게 유익한 일상탈출의 무대가 될 수 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 이응률 씨가 극본을 쓰고, 연우무대 정한룡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18일부터 2월 25일까지 연우소극장. 만 6세 이상. (02) 762-0810

▦ 팥죽 할멈과 호랑이

교훈이 가득한 전래 동화를 놀이와 이야기 극화 형식으로 풀어낸 정겨운 무대다.

2001년 8월 초연 이후 전국 7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과 만나온 인기 레퍼토리. 반복되는 운율과 사물들의 의인화, 막대와 훌라후프 등을 이용한 놀이적 요소가 풍부해 어린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이끌어낸다.

호랑이에게 잡아 먹힐 운명에 처한 팥죽할멈을 알밤, 쇠똥, 절구, 멍석 등 집에 있는 물건들이 힘을 합쳐 지혜롭게 위기를 극복한다는 이야기.

만 2세 이상이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공연으로 특히 공연을 처음 접하는 영·유아나 미취학 아동들이 흥미롭게 볼 만하다. 어린이용 지게, 똥 모자 등 공연 소품을 이용한 사진 이벤트도 열린다. 2월 1일부터 3월 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02) 382-5477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