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범·함규진 지음

나라든 기업이든 주인에게 아첨해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바른 말을 하는 충신을 내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사익을 위해 조직을 해치는 존재, 즉 간신들이다. 문제는 이들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교언영색과 권모술수에 능하기 때문이다. 역사의 인물을 놓고 간신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란 더욱 어렵다. 무릇 모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인 탓이다. 승자의 잣대로 보면 충신이 간신으로, 간신이 충신으로 될 수도 있는 것.

우리 역사에도 그런 사례가 더러 있다. 이 책은 우리 역사의 대표적 간신들 중에 그런 곡해의 여지가 없었는지를 사료 분석을 통해 추적해간다. 가령 “남곤의 주초위왕(走肖爲王) 사건은 날조됐다” “남곤이 남이의 시를 고쳐 모함했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이다” “원균은 겁쟁이가 아니라 성질 급한 용장이었다”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물론 윤원형, 이완용 등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쯤에서 저자가 책을 쓴 의도는 분명해진다. “조직에서 간신이 득세함은 주인이 어리석다는 증거다. 간신을 감별할 줄 알아야 조직이 흥한다.” 페이퍼로드 발행. 1만2,000원.

▲ 나비야 청산 가자/ 김진명 지음

1993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로 강국의 틈새에서 자주 국방을 위해서는 남북이 공동으로 핵을 개발해야 한다고 얘기했던 작가가 이번엔 거꾸로 북한의 핵 개발을 포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두 권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본과 중국 등의 야욕으로부터 독자적으로 나라를 지킬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 다만 북한의 핵은 김정일의 독재 유지를 위해 민생파탄의 대가로 개발했기에 태어나지 말아야 할 흉물이다”는 머릿말과 함께. 작가는 소설 속에서 북한 핵 개발과 관련된 미국과 중국 간의 음모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야욕을 픽션으로 그려낸다. 아울러 올해 대선 정국을 뒤흔들 가상의 시나리오도 담았다.

다분히 시류를 의식한 책 마케팅 차원의 장치이지만 어디까지나 추리적 요소로 생각하고 읽으면 될 것같다. 대교베테스만 발행. 각 권 8,900원.

▲ 영화백개사전 영어백과사전/ 이미도 지음

영화 상식을 넓히면서 영어 단어나 생활 회화도 함께 배울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 나왔다. 로렌스 캐스단 감독의 <프렌치 키스>편을 보자. 가벼운 입맞춤은 ‘buss’, 짧고 가벼운 입맞춤은 ‘peck’, 남녀가 서로 껴안고 로맨틱하게 하는 키스는 ‘necking’, 길게 하는 키스는 ‘snogging 또는 smooch’라는 다양한 영어 표현을 알게 된다.

외화번역가인 저자는 이 책을 펴내기 위해 1인 창업 출판사를 차려 대표 겸 사원 직함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책은 ‘초보’ 출판사답지 않게 편집이 깔끔하고, 영화포스터 패러디 삽화 100컷과 영화 명장면 패러디 삽화 100컷을 수록하는 등 프로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장르 별로 13개 장으로 나눠 <포레스트 검프>, <반지의 제왕> 등 총 100편의 할리우드 명작과 화제작을 소개하며 풀어나간다.

영어 키워드와 명대사, 영화 이야기, 파생 영어 표현 등 다양한 메뉴를 마련해 영어를 익히는 맛이 색다르다. 물고기도서관 발행.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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