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 제공… 맞춤형 프로그램 가능성 제시

UCC(User Created Contents, 사용자제작콘텐츠)가 무서운 속도로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있다.

UCC는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해 인터넷 등을 통해 소개되는 콘텐츠다.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네티즌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며 인터넷 세상을 장악했고 그 입지를 TV로까지 넓혀가고 있다. 현재 UCC가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프로그램은 주로 오락 프로그램이지만 시트콤 등을 중심으로 드라마로 서서히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UCC 열풍을 반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KBS 2TV 오락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다. <개그 콘서트>는 인기 코너 ‘마빡이’를 통해 UCC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마빡이의 새로운 동작이나 아이디어을 반영해 코너를 꾸며가고 있다.

시청자가 직접 촬영해서 올린 동영상을 소개해 색다른 웃음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UCC를 소재로 활용하는 동시에 직접 소개도 하는 방식의 일석이조의 효과를 추구하고 있다.

<개그 콘서트>의 제작진은 “‘마빡이’가 인기를 모은 뒤 UCC 동영상을 통한 네티즌의 참여가 많아졌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많아 이를 활용하게 됐고 동영상을 실제로 코너에 삽입하기도 했다. 호응이 뜨겁다. 네티즌 참여도 더욱 활발해져서 코너가 더욱 활기를 띄는 효과도 얻고 있다”고 전했다.

S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 또한 UCC 활용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개그 또는 개인기, 프로그램 코너의 패러디 등을 담은 동영상을 올리면 재미있는 동영상을 선별해 방송에 소개할 예정이다. 타이틀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내가 만드는 웃찾사’로 내걸어 UCC유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다리고 있다.

KBS 2TV 오락 프로그램 <쇼 파워비디오>는 기존의 홈 비디오를 소개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네티즌들이 제작한 UCC동영상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꾸려가고 있다. 코너 가운데 ‘딱 걸렸어 NG동영상’을 제외한 나머지 코너들인 ‘출장 UCC! 동영상 뒷담화(뒷談話)’, ‘UCC야 놀자’, ‘특종 UCC’ 등이 모두 UCC로 꾸며지고 있다. 다양한 UCC 동영상을 소개하면서 ‘UCC 스타’를 발굴해 프로그램의 시청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SBS 오락 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과 <신동엽의 있다 없다> 등도 UCC 동영상을 적극 활용하는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재정비하고 네티즌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은 신기한 재능, 진기한 능력, 특이한 물건 등을 ‘스타킹 UCC’라는 코너를 통해 소개할 계획이다.

한편 UCC 열풍은 아직은 미약하지만 시트콤 등 드라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시트콤 부활을 주도하고 있는 MBC 일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은 시청자들이 제작한 ‘프로그램 용어 사전’, ‘패러디 포스터’ 등에 힘입어 인기 급상승 효과를 누린 경우다. UCC의 주류인 동영상은 아니지만 사진 콘텐츠와 활자 콘텐츠가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야동순재’, ‘꽈당민정’, ‘사육해미’ 등 네티즌들이 출연진에게 붙여준 기발한 사자(四字)별명 또한 UCC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안방극장의 UCC 열풍은 이제 온라인상의 네티즌들 간 교류가 아닌 TV를 매개로 세상 밖으로 나와 유동적인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 세상에서 존재하던 UCC가 TV를 통해 소개되면서 온라인 네트워크가 아닌 오프라인 네트워크와의 상호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쇼 파워비디오>의 제작진은 “1인 미디어 세계에 발맞춰 인터넷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UCC동영상을 TV의 소재로 활용해 트렌드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UCC 열풍이 안방극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현상은 쌍방향 TV의 본격적인 도래를 예고하고 있어 의미를 더한다. 프로그램의 제작자와 수용자의 의사 소통을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시청자가 안방극장의 진정한 주인이 돼 가는 하나의 과정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