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바보라도 좋은… 순수의 판타지만화 '강풀의 바보' 원작 '순정만화 시즌2'… 감동과 눈물의 서정극화

이 연극의 주인공은, 바보다. 아주 어린 시절 그의 아빠가 아이를 따뜻한 방에 재우고 싶어 연탄을 피웠다가 그 가스에 질식하여 죽고, 아이는 후유증으로 그만 바보가 되고 말았다.

작품은 시작부터 가슴을 아리게 한다. 킹카와 퀸카의 사랑이 아닌, 외롭고 상처 받는 사람과 사람의 이끌림을 동화적 판타지처럼 따스하게 풀어냈다.

만화 <강풀의 바보>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연극은, 이른바 ‘순정만화 시즌2’로 불리는 서정극화다. ‘순정만화’가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주축으로 삼고 있다면, <바보>는 우리들이 팍팍한 삶 속에서 잊고 지내던 ‘순수’로 무대를 눈물나도록 아름답게 채색한다. 만화가 원수연은 “머리 속을 바보같이 텅 비게 만드는 작품”이라 평한다.

시인 김정란은 “(강풀은) 사랑이 이기적인 욕망의 실현이 아니라, 공동체적 관계 안에서의 성숙이라는 것을 감동적으로 전달한다”고 말한다.

바보에겐 오랜 사랑이 있다. 돌아가신 아빠를 묻고 돌아오는 날 우연히 엄마와 함께 그녀의 집 앞에서 피아노 연주 소리를 처음으로 들었다.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고 믿는 바보는 피아노 연주가 그 별을 내리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때부터 그녀를 좋아했다.

비록 바보의 짝사랑이지만, 그 사랑으로 인해 행복한 건 비단 바보 혼자는 아니다. 많은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그녀는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나지만, 자신의 재능에 회의를 느끼고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 좌절을 극복하게 한 힘은 바로 바보의 사랑. 오랫동안 자신을 기다려온 바보를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느끼게 된다.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 동생을 향한 바보의 맹목적인 사랑도 눈물겹다. 동생은 돌아가신 엄마가 생전 오빠만 사랑했다고 여기고 오빠를 미워하지만, 신장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자 비로소 오빠의 극진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

2004년 11월부터 2005년 4월까지 미디어 다음에 연재된 만화 <바보>는 수백만의 네티즌을 울렸다. <바보>는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지만, 감성과 공감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사회의 피로감은 카타르시스를 원한다. 순진무구한 바보의 사랑이 그렇게 무뎌진 마음을 움직이는 열쇠가 된다. 때문에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쉽게 울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눈물보가 터지고 만다.

볼거리가 풍부한 뮤지컬 같은 화려한 무대는 아니지만, 연인들에게 특히 권할 만한 기대작이다. 손수건 준비는 필수. 3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대학로 상상나눔씨어터. (02) 3142-0538

♣ 시사회에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주간한국은 연극 ‘강풀의 바보’ 시사회에 독자 10쌍(1인 2매, 총 20매)을 초대합니다. 시사회 참가를 원하는 독자는 3월 25일까지 이메일()로 신청하면 됩니다.

신청 시 성명, 연락처를 반드시 명기해 주십시오. 당첨 여부는 휴대폰 SMS(문자 메시지)로 알려드립니다. 당첨된 분께는 공연장 현장에서 좌석권을 나눠드립니다.

▲ 일시: 3월 31일(토) 오후 4시 30분(5쌍), 오후 7시 30분(5쌍)

▲ 공연장: 대학로 상상 나눔씨어터

▲ 응모 기간: 3월 25일까지

▲ 당첨자 발표: 3월 26일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