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커처로 본 여성풍속사
돈 탭스코트, 앤서니 윌리엄스 지음/ 윤미나 옮김

‘오늘날 성공하는 기업들은 개방적이고 유연한 경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경쟁 원칙은 회사의 벽을 넘어 지식과 자원 및 인재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들은 혁신의 중심이며 독특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자석이다’. 인터넷이 진화한 웹 2.0 환경의 특징은 개방과 공유.

그것은 기업을 변화시키고 시대를 바꾸고 있다. 뛰어난 소수가 만드는 ‘이코노믹스 시대’가 저물고, 보통 사람들의 집단적인 능력이 부각되는 위키노믹스 시대가 떠오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위키피디아, 유튜브, 리눅스,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 ‘대규모 글로벌 협업’ 체제를 경쟁력의 원천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상하 계급구조 대신 수평적인 위키 일터를 창조하고 있으며, 전 세계를 하나의 생산 시설로 본다. 또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배를 산으로 옮길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세계의 경영 패러다임은 변하고 있다. 그 일면을 이 책은 보여준다. 21세기북스 발행. 1만8,000원.

인간회복의 경제학
진노 나오히코 지음/ 김욱 옮김

매년 경제는 성장한다는데 서민들의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풍요 속의 빈곤이다.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실업률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비정규직 형태로 노동은 인간을 소외시키고 있다. 왜 우리 사회는 이렇게 변했을까.

이 책은 그 뿌리를 1979년 등장한 대처리즘과 1981년 레이거노믹스의 신자유주의에 둔다. 경쟁, 시장, 성장 지상주의가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실패했다는 것.

신자유주의 핵심인 미국식의 글로벌스탠더드는 공동체를 황폐화시키고, 빈부 격차를 더욱 확대하면서, 사회를 지탱해줄 최소한의 인간성마저 상실케 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치유책은 뭘까. 저자는 ‘호모사피엔스’적 인간이 가진 창조력과 구성원 간 신뢰, 공동체적 가치, 그리고 공감의 능력에 기초하는 ‘인간적 지식사회’를 건설하자고 제안한다.

모범적인 모델을 스웨덴에서 찾은 저자는 결론을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한다. “인간은 인간의 미래다”라고. 북포스 발행. 1만2,000원.

캐리커처로 본 여성 풍속사
에두아르트 푹스 지음/ 전은경 옮김

<풍속의 역사>로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저자의 국내 두 번째 번역 작품이다.

500여 점의 캐리커처를 바탕으로, 바지(남자)를 차지하기 위한 투쟁기인 16세기 이후 유럽 여성들의 성적 욕구 및 남녀 성에 대한 태도, 결혼관, 의복과 머리, 직업 등 여성의 풍속과 사회상을 다루었다.

여성들은 수천 년 동안 육체적·경제적 약자로 불평등한 억압을 받아왔고 여성해방운동이 활발한 지금도 취업 시장에서 성별 고용 차별, 승진 불이익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저자는 사회경제의 불평등구조가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책에는 고야, 기브슨, 빌레트 등 당시 활발히 활동했던 풍자 화가들의 작품이 많이 실려 있어 ‘과장을 통해 진실을 드러내는 미학’이 담긴 캐리커처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다만 748쪽에 달할 정도로 책이 두껍고 무거워 초반부터 읽는 이의 기를 질리게 만든다. 차라리 두 권으로 나눴으면 읽기에 훨씬 편했을 성싶다. 미래M&B 발행. 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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