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게일런 카펜터·더그 밴도 지음/ 유종근 옮김

한국과 미국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피를 함께 흘린 혈맹관계. 하지만 이제는 반미 자주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등으로 인해 밀월관계에 틈새가 벌어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 이후 대북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한미 두 나라가 동맹국이 맞느냐는 의구심을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대미관이 변화하는 한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속내는 어떠할까.

미국의 대표적 보수주의적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두 연구원이 쓴 이 책은 그것을 한마디로 요약한다. 더 늦기 전에 ‘미국은 한국과 이혼하라’는 것. 경제력 등에서 북한을 압도하는 한국을 위해 미국이 금전적 비용이나 반미 감정의 부담을 떠안으면서 한국의 안보를 책임질 필요가 없으므로 주한미군을 점진적으로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동아시아의 지역균형을 위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해도 된다는 말엔 섬뜩함이 느껴진다. 강대국의 오만과 편견을 보여주는 대목이 눈에 거슬리기도 하지만 미국 외교안보의 한 축의 실체를 볼 수 있다. 창해 발행. 1만 5,000원.

환율과 연애하기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지음/ 유주현 옮김

환율은 이제 외환딜러들만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해외여행을 가거나 유학 간 자녀에게 송금할 때, 증시에서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등에 환율의 변화는 손익을 결정하는 중대한 요소이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은 환율은 도무지 예측할 수 없다며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을 알아야 경제의 미래를 읽을 수 있고, 역으로 세계 경제 흐름을 알아야 환율이 보인다. 환율은 워낙 복잡 미묘한 방정식이어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조그만 사건도 큰 변수로 작용한다.

때문에 외환시장을 읽는 일은 지극히 스릴 있는 지적게임. ‘Mr. 엔’이라 불린 저자는 책에서 1990년대 후반 세계 외환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전문가답게 조지 소로스, 로버트 루빈 등 국제 금융계 거물들과의 일화, 정책 시행 뒷얘기, 환율 변화 읽는 법 등을 통해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리전쟁과 정보전쟁을 흥미롭게 그렸다. 이콘 발행. 1만원.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이외수 지음

어려운 질문 하나. 은하계를 통틀어 가장 난해한 생명체는 뭘까. 답은…… 여자다. 강원도 화천의 깊은 산속에 은둔해 살고 있는 저자 ‘격외옹(格外翁: 격식을 버리고 살아가는 노인)’은 여자를 나타내는 공식을 제시한다.

24G!(x30)+78ft(3/1M)=f6淫12CN∞뤽. 풀어보겠는가. 아인슈타인도 못 풀 터. 하기사 아인슈타인도 여자를 잘 몰랐기에 이혼한 전력이 있었겠지만. 그러므로 격외옹은 “그대가 남자라면, 여자에 승리할 목적으로 여자를 탐구하기 시작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라”며 “여자는 결코 알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저 모르는 상태로 무조건 사랑하라.

사랑이 그대의 인생을 눈부시게 하리라”고 충고한다. 이쯤 되면 이 에세이집은 여자들에게 바치는 헌정집이며, 남성들에게 가르치는 사랑학 강의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은 아름다움을 만들며 아름다움은 사랑을 만든다’는 격외옹의 말처럼 책도 아름답다. 세밀화가 정태련이 그린 토종 야생화 55점이 책 중간중간에 보석처럼 알알이 박혀 있다.

또한 특수한 종이에 인쇄를 했는지 책에서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해냄 발행.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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