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서스킨드 지음/ 박범수 옮김

“미국에 대한 위협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단 1%만 존재해도 100% 확실한 것으로 간주하고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 9·11 테러 직후 미국 체니 부통령이 밝힌 선제공격 작전 원칙이다.

실제로 이 전략은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라크 침공 등에서 현실로 드러났으며 나아가 북핵 핵 대응에도 가동되고 있다.

미국의 언론인이 쓴 이 책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과의 광범위한 접촉을 통해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이 당면한 과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왔는지를 폭로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결정에 작용했던 지도층의 마인드와 이념 성향에 대해서도 베일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친다.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CIA는 2004년 빈 라덴이 ‘10월 공격’ 방송을 한 것은 부시의 재선을 돕기 위해서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등등.

너무 음모론으로만 부시 정부를 바라보는 것일까. 하지만 현실은 그것이 하나둘씩 사실로 드러나 섬뜩하다. 알마 발행. 1만 9,800원.

나는 황제 클라우디우스다
로버트 그레이브스 지음/ 오준호 옮김

‘그는 걸을 때 오른쪽 다리를 질질 끌고, 긴장하면 말을 더듬고, 키는 작은 편이고 얼굴은 역삼각형이고, 턱은 빈약한, 한마디로 말해서 불구자는 아니었지만 볼품없는 용모였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 나오는 제4대 황제 클라우디우스의 외모 묘사이다. 그는 젊어서 ‘바보’로도 통했다. 덕분에 그는 치열한 권력 암투에서 살아남아 황제에 올랐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역사가들의 평가도 엇갈린다. 타키투스는 유약한 성품의 소유자로, 리비우스는 훌륭한 역사가의 자질을 지녔다고 평한다. 모두 3권으로 이루어진 이 장편소설은 클아우디우스 황제가 치세 13년을 맞은 63세(서기 54년)에 아내 아그리피나에게 독살될 때까지의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그린다.

실은 그는 많은 치적을 남긴 현명한 황제였다는 것. 클라우디우스가 로마 제정 초기 시대를 목격하고 들은 바를 증언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이 책은 아우구스투스부터 네로 황제에 이르기까지 암살과 권모술수가 난무했던 역사의 뒤안길도 생생하게 복원한다. 민음사 발행. 각권 1만 500원.

김정일과 부시의 대타협
주섭일 지음

올해 2·13 합의로 실마리를 찾을 것 같았던 북한 핵문제. 하지만 뱅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자금 송금문제를 놓고 삐걱거리며 합의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

또다시 제네바합의 때처럼 합의문이 휴지조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마저 나돈다.

그만큼 북한을 다루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법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오랜 유럽특파원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핵문제의 본질과 이면의 비화를 소개하고 해결책을 찾아나선다.

저자는 우선 북핵은 동북아와 한반도에 국한된 개별적 문제가 아니라 세계 차원의 보편적 과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6자 회담,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국제공조로 풀 수 있으며 그 모델은 리비아 방식이라는 것. 여기엔 김정일의 ‘통 큰 결단’과 미국 부시 대통령과의 대타협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하지만 북핵은 북한 체제 유지 문제와 얽혀 있어 김정일의 결단이 쉽지 않을 터이기에 그의 해법은 일반론에 치우쳐 있다는 인상이다. 두리미디어 발행.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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