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배런코언 지음/ 김혜리·이승복 옮김

딸과 아들을 키우는 부모는 실감할 것이다. 딸은 연예인 스타를 좋아하고 속마음도 잘 털어놓는 반면에 아들은 컴퓨터 게임과 운동을 즐기고 내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럴 때면 남자와 여자는 역시 다른 거야 라며 뭉뚱그려 넘어갈 뿐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자폐 아동의 심리 상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저자는 그 이유를 제시한다.

남자와 여자는 근본적으로 ‘뇌의 구조가 다르다’는 것. 여자의 뇌는 공감하기(empathizing)에 더 적합하고, 남자의 뇌는 체계화하기(systemizing)에 더 발달했다는 것이다. 자폐증은 남성의 뇌, 즉 남을 배려하는 공감 성향은 지나치게 낮고 체계화 성향은 높은 뇌 구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등 물리학자들 중에도 공감 능력이 낮은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남녀의 차이는 태아기 때 단 몇 밀리그램의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결정한다고.

그렇다면 나는 어떤 뇌 유형일까. 책 속에 심리실험 테스트 표가 있다. 바다출판사 발행. 1만 2,000원.

● 대한민국 파이팅
서정명 지음

“내일부터 오전 8시까지 출근하세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한 이후 올해 1월 2일 유엔본부서 직원들과의 첫 상견례 때 일갈한 말이다.

직원들도 처음엔 긴가민가했지만 이제는 적응해 유엔이 ‘아침형 조직’으로 변했다고 한다. 반 유엔총장이 취임한 지도 6개월째. 초기엔 답변에 알맹이가 없어 외신기자들이 ‘미끄러운 뱀장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지만 이제는 ‘지구촌 재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 책은 뉴욕특파원으로서 반 유엔총장을 곁에서 지켜본 저자가 그의 활동상과 리더십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한다. 반 유엔총장은 때로는 유머와 조크를 구사하고, 때로는 대화와 타협으로 갈등을 중재하고, 때로는 인사시스템 혁신 등 유엔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래서 반 유엔총장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됐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책은 또한 유엔본부 내부도 상세히 소개해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키워준다. 북쇼컴퍼니 발행. 1만원.

● 선택의 논리학
디트리히 되르너 지음/ 이덕임 옮김.

노무현 정부는 무수히 많은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지만 되레 집값만 크게 올렸고 세금폭탄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놓고서야 겨우 시장을 진정시켰다. 세금 처방 역시 어떤 부작용을 낳을지는 두고볼 일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현대사회는 여러 요소들이 맞물려 이루어진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어느 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연쇄적으로 문제가 터져나온다. 노 정부는 그것을 무시한 것이다.

저자가 지적하듯 ‘선한 의도’를 지닌 집단의 자기 과신이 무능력과 결합하면 ‘악한 의도’를 지닌 집단의 유능함 못지않은 위험한 결과를 낳은 사례라 하겠다.

세계적 석학이 쓴 이 책은 수많은 실패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해 구체적인 매뉴얼를 제시한 ‘실패학’ 저서라고 할 수 있다. 큰 실패가 일어날 때는 반드시 이를 알리는 전조가 있다는 ‘하인리히 법칙’처럼 이를 알아내 적절히 대처라면 실패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럴려면 ‘네트워크 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프로네시스 발행.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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