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리지널 월드투어팀 내한공연

잡다한 쓰레기로 둘러싸인 공터 위에 환한 달빛이 비춘다. 조용하기만 하던 이곳에 한줄기 빛이 어둠을 가르고, 호기심 많은 고양이들이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낸다.

폐차된 타이어 위 나 하수구 밑에 하나 둘씩 자리를 잡아가던 고양이들은 어느새 살금살금 관객 옆으로 다가와 무릎에 얼굴을 기댄 채 애교를 떨며 함께 놀아달라는 눈빛을 보낸다.

그러는 사이 무대에서는 짓궂은 고양이 무리가 공중제비를 선보이며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경쾌한 음악 소리와 함께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고양이들의 특별한 축제 ‘젤리클 볼’이 시작된다.

영국 작곡가 앤드루 루이드 웨버의 명곡 <메모리>로 잘 알려진 뮤지컬 <캣츠(cats)> 오리지널팀이 더욱 화려해진 무대로 한국 관객들을 찾아왔다. 2003~2004년 빅탑시어터(천막공연) 이후 4년 만이다.

지난달 31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처음 선보인 <캣츠> 오리지널 월드투어팀은 앞으로 5개월 동안 국내에 머물며 한국팬들을 만날 예정.

아시아와 유럽 전역을 순회하는 월드 투어의 일환인 이번 무대는 2002년 <캣츠> 오리지널팀의 런던 공연 종연 이후 세계 유일의 투어팀이자 마지막 투어 공연이다.

<캣츠>는 ‘젤리클 볼’에 모인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고양이들이 저마다의 인생 경험을 들려주면 그중 새로운 인생을 얻게 될 단 한 마리의 고양이를 선택한다는 내용.

장난스럽게 꼬리를 흔들며 암고양이들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바람둥이 럼 텀 터거와 미끄러지는 듯 현란한 발레 동작을 선보이는 마술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그리고 한때는 매혹적이었지만 지금은 누추해진 모습으로 고양이들의 외면을 받는 그리자벨라까지 쉴 새 없이 등장하는 매력적인 고양이들이 저마다의 인생 이야기로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퍼포먼스 중간중간 소품을 적절히 이용해 잔재미를 이끌어 내는 것도 <캣츠>의 또 다른 매력. 기차역 고양이 스킴블샹크스의 노래 중 여러 가지 소품을 동원해 실제 기차를 만들어 보이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탄성이 절로 터져나오기도 했다.

실제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배우들의 생기발랄한 움직임 역시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한다. 고양이들은 무대와 관객석을 구분하지 않고 마치 자신들의 놀이터인 양 활보하며 관객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장난끼 가득한 표정으로 슬그머니 가방을 훔쳐가는 등 관객에게 먼저 장난을 걸기도 한다. 배우들의 앙상블 공연 도중 <캣츠>의 명곡 <메모리>의 한 구절을 한국말로 불러주는 깜짝 선물도 준비돼 있다.

오는 7월 1일까지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캣츠>는 이후 서울(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7월 6일~9월 2일), 광주(문화예술회관, 9월 7일~16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9월 22일~10월 7일)으로 무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대구와 서울 공연 티켓 예매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인터파크, 옥션티켓, 클립 서비스에서 신청할 수 있다. 홈페이지 www.musicalca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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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 기자 lunallena99@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