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영심이'를 사랑한 사람들의 추억여행

8090세대를 대변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그와 함께 성장한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인기 TV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이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29일 서울 광진구 나루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서랍구석에 넣어둔 학창 시절의 일기를 꺼내 보았을 때처럼 소중한 추억과 두근거림의 여린 감정을 새삼 들추어내는 작품이다.

턱선을 따라 손으로 현란하게 ‘ㄴ’자를 그리는 박남정의 춤과 빵집에서의 미팅, 열차로 떠나는 여름여행 등 작품 곳곳에 녹아있는 80~90년대 하이틴 문화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권총춤의 심신(극중 심쉰), 댄싱퀸 김완선(김왕선), 혼성그룹 잼의 리더 조진수(쪼진수) 등 당시 인기 절정의 스타를 패러디한 에피소드와 히트곡들도 귀와 눈을 즐겁게 한다.

원작은 TV만화로 인기를 끈 배금택 원작의 <영심이>. 8090세대가 이제 30대가 된 것처럼 실수투성이 소녀 오영심도 어느덧 서른세 살의 엄마로 등장한다. 그러나 하이틴 만화의 주인공들답게 감성만은 꼭 10대 청소년의 그것과 같다.

작품 내용은 공연기획 PD가 된 영심이가 왕년의 하이틴 스타인 형부와 함께 8090콘서트 ‘젊음의 행진’을 준비하던 중 공연장에 왕경태가 찾아오면서 두 사람은 재회한다는 것.

경태는 10여 년 만에 다시 만난 영심이가 애가 둘이나 있는 유부녀라는 사실에 실망하지만, 공연이 중단 위기에 몰리자 얼떨결에 무대 위에 올라 오랜 세월 숨겨왔던 영심이에 대한 마음을 고백한다.

실제 <젊음의 행진>의 초대 MC였던 송승환이 제작했고, 한국 공연계의 차세대 리더들이 똘똘 뭉쳐 힘을 보탰다. 극본은 <빨래>의 추민주 작가가 썼고, 연인들에게 큰 사랑을 얻은 연극 <강풀의 순정만화> 정세혁이 연출을 맡았다.

또한 <젊음의 행진>의 마지막 안무 단원인 ‘짝꿍’ 출신이며 쇼 안무가인 강옥순이 안무 감독을 맡아, 90년대의 대중문화를 추억이라는 이름과 함께 현재로 성큼성큼 걸어 나오게 한다. (02) 738-8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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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