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세종대왕·광개토대왕 등 다룬 사극 올 하반기 봇물

이서진
‘진정한 제왕을 가리자!’

2007년 하반기 이후 안방극장이 ‘왕들의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2006년 이후 사극 강세가 확연히 두드러지는 가운데, 지상파 방송 3사가 앞 다퉈 사극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부분 작품들이 왕을 주인공으로 앞세운다.

2006년 사극의 핵심을 이뤘던 고구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다양한 시대의 제왕들이 뛰어난 업적과 흥미진진한 시대적 배경으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경쟁을 벌이게 된다.

특히 2007년 하반기 이후 선보일 사극들의 주인공인 왕 배역엔 내로라 하는 스타급 연기자들이 캐스팅돼 시청자들로 하여금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또한 이들 스타 연기자의 자존심을 건 대결은 작품 외적인 재미로 보는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일단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결은 ‘정조 3파전’이다. 공교롭게도 정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3편의 사극이 비슷한 시기에 시청자를 찾는다. 이들 작품의 주인공인 정조의 경쟁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7월 중순 방송 예정인 KBS 2TV 사극 <한성별곡>과 9월 방송되는 MBC 사극 <이산 정조대왕>, 8월께 선보일 케이블 영화 채널 채널CGV의 <8일>이 정조를 앞세운 작품들. <한성별곡>은 개성파 연기자 안내상을, <이산 정조대왕>은 미남 스타 을, <8일>은 중후한 매력의 중견 배우 을 선봉에 내세운다.

이들 세 작품은 모두 정조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성격은 확연히 달라 시청자 입장에선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할 전망이다. <한성별곡>은 정조 시대 수사기관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8일>은 정조가 지휘하는 개혁 세력과 보수적인 노론 신료 사이의 갈등이 핵심 소재다.

반면 <이산 정조대왕>은 정조가 어렵게 왕위에 오르는 과정이 중요 스토리 라인을 이루게 된다.

이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주로 표현한다면, 안내상과 은 제왕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게 된다. 안내상 등은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정조를 연기하며 각기 다른 개성을 표출하며 누가 진정한 ‘1등 정조’인지 경쟁을 벌이게 된다.

SBS 사극 <왕과 나>와 KBS 1TV 사극 <대왕 세종>은 각각 조선 초기 큰 업적을 남긴 성종과 세종이 주인공이다. <왕과 나>에는 신세대 스타 고주원이 성종으로 등장하고 <대왕 세종>에는 주로 영화계에서 활약한 연기파 배우 김상경이 타이틀롤을 맡는다.

세종은 훈민정음 창제와 과학기술 발전 등 숱한 업적을 남긴 조선 시대 최고의 성군(聖君)으로 꼽히는 인물. 성종 또한 법제도의 완비 등 큰 업적을 남긴 임금인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왕과 나>와 <대왕 세종>은 두 임금의 업적보다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고주원이 연기하는 성종은 연회와 사냥을 즐기는 낭만적인 군주로 화려한 여성 편력을 자랑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김상경이 연기하는 세종은 형들이 왕위를 포기하는 과정에서 갈등하며 왕위에 오르는 어질지만 심약한 젊은 시절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고주원과 김상경 모두 깊이 있는 내면 연기가 불가피한 점에서 시청자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제왕 후보군 외에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왕은 단연 한류 톱스타 이 연기할 광개토대왕이다.

은 이미 2006년 초반부터 사극 <태왕사신기> 촬영에 임해왔고 올해 6월말 방송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방영이 연기돼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바 있다.

그러나 이 연기할 광개토대왕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여전히 뜨겁기만 하다. 특히 시들어 가는 한류의 불씨를 되살릴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에 <태왕사신기>는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작품이다.

김종학 PD가 방영 연기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9월 방영을 약속한 만큼 이제 약 2개월 후면 실체를 드러내게 된다. <태왕사신기>는 그동안 볼 수 있던 사극과 전혀 다른 스타일로 마치 신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예고하고 있다.

사극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왕들의 대결’은 이제 막 출발점에 서고 있다. 범람하듯 안방극장으로 밀려드는 왕들의 경쟁 속에 누가 제왕의 자리를 차지할지 예측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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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
김상중

이동현 연예부 기자 kulkuri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