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파서만 9개… 다양한 형식·파격 상금 '손에 땀'

퀴즈 프로그램 전성기가 펼쳐지고 있다.

KBS 1TV <우리말 겨루기> <퀴즈 대한민국> <도전 골든벨>, KBS 2TV <스타 골든벨> <1 대 100>, MBC <환상의 짝궁> <7옥타브> <지피지기>, SBS <퀴즈 육감대결> 등 지상파 방송사 퀴즈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한편으로, tvN의 <신동엽의 YES or NO> 등 케이블 채널 또한 퀴즈 프로그램 홍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전통적인 퀴즈 프로그램의 형식은 묻고 답하는 과정 속에서 출연자들의 지식을 겨루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퀴즈에 새로운 진행 방식을 도입해 색다른 재미를 추구하는 오락형 퀴즈 프로그램이 증가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게다가 최근 퀴즈 프로그램은 다채로운 형식 외에 억대를 넘나드는 파격적인 상금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하고 있다.

■ TV가 퀴즈의 매력에 흠뻑 빠진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퀴즈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춰 진화하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TV 오락 프로그램은 연예인의 신변잡기에 치중한 ‘언어 유희’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KBS 2TV '스타골든벨'

그렇지만 연예인의 신변잡기가 시청자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소재임에 틀림없기에 오락 프로그램 제작진 입장에선 전적으로 배제하긴 힘들었다. 퀴즈 프로그램은 신변잡기를 적절히 다루면서도 형식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점에서 각광 받았고 시청자 또한 호응을 보냈다.

<퀴즈 육감대결>의 김태형 PD는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다루는 토크쇼가 점차 사라지는 대신 예능 프로의 주요 포맷이 퀴즈로 이동했다. 그 영향이 국내 방송가에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최근 방송되는 퀴즈 프로그램 중엔 해외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은 프로그램이 상당수 있다.

심리게임 성향이 강한 <퀴즈 육감대결>은 일본 후지TV의 <헥사곤>의 포맷을 차용했고 <1 대 100>은 네덜란드에서 방영돼 인기를 모은 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세계 각국으로 전파된 프로그램 형식을 그대로 좇는다.

물론 단순히 형식만을 빌려서는 국내 방송 현실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퀴즈 육감대결>과 <1대 100> 등은 퀴즈에 토크쇼를 가미한 한국형 퀴즈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다.

오락 프로그램의 형식으로 퀴즈가 각광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청자가 출연자와 함께 퀴즈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인기 연예인과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점은 분명히 부가적인 재미 요소다.

KBS '환상 짝궁'

시청자 입장에선 퀴즈를 통해 지식을 쌓는 즐거움도 있어 여러모로 프로그램을 즐길 요인을 갖게 되는 셈이다. <1대 100>의 전진학 PD는 “1명의 출연자가 100명과 상대하며 퀴즈를 풀어가는 과정은 다이내믹한 재미가 있다.

시청자도 출연자에게 감정이입을 느끼고 대결에 빨려 들면서 긴장감과 박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프로그램의 의의를 설명했다.

퀴즈를 통해 ‘대박’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프로그램 역시 시청자 입장에선 감정이입 차원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미국 NBC의 인기 TV쇼 에서 포맷을 가져온 <신동엽의 YES or NO>가 이런 속성에 가장 부합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는 10원에서 1억 원까지 적혀 있는 26개의 상자를 하나씩 선택해 열어가는 과정을 거치며 최대 1억원의 상금 획득에 도전한다. 행운과 선택에 의해 거액의 상금을 거머쥘 수도 있고 동시에 놓칠 수도 있다.

시청자들은 출연자에게 자기 자신을 이입함으로써 대리만족을 느낀다. 어찌 보면 일종의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재미의 차원에선 더없이 짜릿한 구성이기도 하다.

<신동엽의 YES or NO>의 관계자는 “사행성에 대한 지적도 있는 건 사실이지만 출연자를 섭외할 때 상금이 필요한 사람인지 여부를 반드시 깊이 고려한다. 단순한 일확천금보다 상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시청자 서비스라고 여겨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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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kulkuri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