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지난해 이어 또 '비와의 전쟁'1999년 야외 축제도 폭우로 엉망진창… 6년간 행사 못열려

왜 록 축제 때 마다 매번 비가 올까? 국내에서 열린 야외 대형 록 축제를 연거푸 다녀 본 이들이 가져 볼 만한 질문이다.

국내 최대의 야외 록 축제인 ‘2007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앞두고 올해도 어김없이 ‘비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7월27~29일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판매 부지에서 펼쳐지는 이 행사는 2회째.

지난 해 7월말 같은 장소에서 열린 축제 때는 첫날부터 폭우가 쏟아져 행사장을 진흙 범벅으로 만들었다.

국내 록축제와 ‘비’와의 악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역시 송도에서 개최된 대형음악축제인 트라이포트 락페스티벌 때 관측사상 유례없는 집중폭우가 쏟아져 행사가 거의 엉망이 된 것.

공항과 항만, 정보 등 세가지 포트를 결합시켜 도시 발전을 꾀한다는 인천시의 전략을 담은 의미로 이름 붙여진 트라이포트는 이후 7년간 명함을 내밀지 조차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꿈으로만 남아 있던 대규모 록 페스티벌이 부활된 것은 2006년. 트라이포트에 비즈니스와 레저 분야를 추가해 이들 다섯 가지 포트를 결합시킨 인천 신 도시 전략의 비전을 표현하기 위해 펜타포트로 이름 붙여졌다.

하지만 지난 해 재개된 펜타포트 역시 비와의 악연을 끊지는 못했다. 행사 첫날 줄기차게 쏟아진 폭우로 인해 적잖이 타격을 받은 것. 바닥은 진흙 범벅이 됐고 입장권을 구입해 놓은 관객들 조차 비 때문에 행사장을 찾기를 꺼릴 정도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폭우로 아예 공연 자체가 불가능했던 7년 전과 달리 공연 대부분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는 점. 강우에 미리 대비해 놓은 덕분인데 이튿날 날씨가 개면서 연인원 2만여명이 다녀갔을 만큼 선방했다.

올 해 역시 장마기간과 겹쳐 언제 비가 내릴지 알 수 없는 상황. 주최측은 어느 정도 비가 내리는 것은 불가피하더라도 태풍이나 비바람만 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표시한다. 홍보 문구에서 조차 ‘장화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날씨’라면서 폭우가 내릴까 조바심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올 해 펜타포트에서는 세계 최고의 일렉트로 듀오인 케미컬 브라더스의 첫 내한 무대가 펼쳐지는 등 드럼앤 베이스 장르의 절대 강자인 런던 일렉트리시티, 영화 클로저의 주제곡으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은 음유시인 데미안 라이스 등이 빼놓을 수 없는 키포인트.

여기에다 지난 3월 내한 무대를 마친 뮤즈와 애쉬, 일본의 라르크앙 시엘,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 헬로 굿바이, 스티비 살라스, 테스타먼트 등까지 쟁쟁한 국내외 60여 팀이 3일간 인천 송도를 열광의 도가니로 달굴 예정이다.

글라스톤베리, 썸머 소닉, 코첼라와 같은 세계적 페스티벌의 한국판 격인 펜타포트는 일본의 후지록 페스티벌과 올해는 같은 기간에 열린다. 이 때 일본이나 아시아 투어에 나서는 아티스트들이 한국도 같이 찾는 일정으로 대부분 짜여지는데 행사가 장마철 폭우의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행사 홍보를 담당한 두나이스의 김동기 팀장은 “음악행사로서만 아니라 친구나 가족, 세계 각지에서 온 낯선 이들과도 함께 여가를 만끽하는 것이 펜타포트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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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