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 지음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말(언어), 특히 우리말에 대한 책이다. 한국일보 객원논설위원이자 언어학 박사인 저자는 말을 언어학적 관점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심리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부하고 비평한다.

그 작업은 말 자체를 향하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말을 쓰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니 저자가 그려보이는 것은 말들의 풍경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 언어관습의 풍경이기도 한 셈이다. 책은 각각 소재를 달리하는 50편의 작은 글들로 이뤄져 있다.

우리말에 대한 저자의 지적 탐구열은 그만큼 다방면에 걸쳐 있다. 하지만 경계가 없이 넘나드는 그의 우리말 오디세이는 결국 단 하나의 지점에서 비롯됐고 또한 귀결된다. 그것은 저자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고 하는 한국어에 대한 가없는 사랑이다. 개마고원 발행. 1만5,000원.

● 꽃아 꽃아 문 열어라
이윤기 지음

그리스ㆍ로마 신화의 대가인 저자가 “서양 신화만 들고 판다”는 세간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여 우리 신화 이야기를 처음으로 다룬 에세이 형식의 책이다.

저자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의 ‘사랑하면 알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는 유명한 명제를 되새기며 우리 신화를 풀어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우리 신화는 극심한 애정 결핍을 앓아온 것이 아닌가”라고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신화 찾기는 곧 “자신의 본 모습 바라보기”이며 “우리 모두가 살아온 시대의 서글픈 내력”이다. 우리 신화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여기서 분명해진다.

저자는 단군과 웅녀, 주몽과 유리 태자,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등 익히 알고 있는 신화 속 주인공들을 자신만의 독창적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열림원 발행. 1만2,000원.

●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쿨에너지
강준만 지음

한국 사회를 향해 끊임없이 발언하는 도발적 논객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쿨’을 화두로 내걸고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폈다.

“쿨하다”라는 말은 언제부턴가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어로 퍼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웬만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말이 됐다. 말하자면 언어적 보편성을 획득한 셈이다.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쿨’에는 시대정서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그것은 우리가 좀 더 갈고 닦고 체득해야 할 그 무엇이라고 주장한다.

‘쿨’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욱’하는 기질이 유달리 강한 우리네 습성을 다스려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치료제로서 ‘쿨’의 효용성이 있다고 말한다.

‘쿨’은 자기객관화를 통해 역지사지와 소통을 이끌어내는 훌륭한 태도이자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인물과사상사 발행. 1만2,000원.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