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을 바라보며 회 한접시 먹어볼까빌딩 맨 위층에 자리잡아 전망 '굿'… 바로 옆 세미 뷔페도 가격 대비 만족도 높아

다다미 방이나 기모노 의상을 입은 종업원! 고급 일식당임을 내세우는 곳이라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다. 그리고 다른 테이블들과 섞이지 않은 채 주어지는 독립된 공간. 귀한 손님을 만나 중요하거나 긴밀한 시간을 갖는다면 대부분 룸을 먼저 이용하려 든다.

그래서 적지 않은 일식당의 룸에서는 바깥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사방에 창문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다. 대신 일본식 디자인과 소품으로 꾸며진 인테리어는 대부분 훌륭하다. 그러고 보니 대형 빌딩이나 특급 호텔 안에 자리한 일식당들도 1층에서 찾아 보기는 흔치 않다. 지하나 2, 3층이 대부분일 듯.

만약 일식당이 고층 빌딩의 맨 윗 층에 있다면? 거기는 보통 스카이 라운지인데…. 대부분 술을 마시거나 양식당이 있는 곳으로 먼저 연상된다. 요즘은 중식당들이 많이 올라와 있기도 하다.

왠지 일식당은 낯설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요즘 대형 빌딩의 스카이 라운지를 일식당으로 꾸미는 것이 최신 트렌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로얄호텔 일식당 '기꾸'

서울 시내 한 복판에도 고층 빌딩 맨 위 층에 일식당이 하나 들어섰다. 명동 로얄호텔의 21층에 최근 오픈한 일식당 ‘기꾸’(菊). 빌딩 맨 위에 자리하고 있으니 스카이 라운지이긴 한데 그렇다고 라운지는 아니다.

그렇다면 스카이 레스토랑, 아님 스카이 일식당? 적당히 부르기에 적당한 용어도 아직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이 곳 일식당의 새로운 매력은 바로 확 트인 전망. 빌딩 고층에 자리해 있으니 통유리 창을 통해 주변 시내의 전경이 한 눈에 펼쳐진다. 바로 옆으로 우뚝 솟아 보이는 것은 남산. 아래로 도로나 인파를 내려다 보며 회를 먹어 보는 기분은 새롭다면 새롭다.

실내 인테리어도 여느 일식당과는 다르다. 벽면이나 창틀 등 대부분의 소재가 검정색이다. 블랙톤의 이미지는 젊은 취향과도 잘 맞아 떨어지는 듯. 그래서 일식당 치고는 손님들의 평균 연령이 낮다(?).

메뉴도 젊은 취향에 맞춰 단순하게 구성했다. 몇 가지의 코스 요리 외에 식사용 단품 메뉴들 뿐이다. 가격대도 여느 특급 호텔 일식당에 비해 부담 없이 낮춘 편이다.

바로 옆에 자리한 뷔페 레스토랑은 호텔의 뷔페 레스토랑으로는 드물게 세미 뷔페 레스토랑이다. 세미 뷔페라면 종전 일반 뷔페 메뉴들 중에서 알짜배기들만을 엄선해 추려 놓은 뷔페.

연어나 단호박 등 전채요리와 수프, 각종 샐러드를 비롯해 다양한 스시와 참치 새우 홍합 골뱅이 등 해물, 탕수육이나 피자 딤섬까지. 또 우거지갈비탕과 물김치 도라지, 그리고 과일과 케이크 등 각종 디저트 등…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으면서도 굳이 꼭 있지 않아도 될 메뉴들을 줄여 놓은 것이다.

대신 예전 일반 뷔페 때 보다 가격을 1만원 이상 낮췄다. 그 이상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해 놓은 것은 메인 메뉴 격인 앙뜨레. 굳이 추가로 앙뜨레를 시켜 먹지 않고 배를 채운다면 일반 레스토랑의 ‘샐러드 뷔페’와 거의 같은 개념이다.

호텔의 커피숍이나 카페에서 세미 뷔페 코너를 운영하는 경우는 제법 있는데 전문 뷔페 식당에서 세미 뷔페를 운영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뷔페 레스토랑에서 일식당 메뉴를 주문해도 가져다 준다.

■ 메뉴

일식당은 은대구구이 도시락 도미조림 등의 단품이 3만원부터. 점심, 저녁 가격이 똑같다. 뷔페는 2만3,000원, 주방장 특선 앙뜨레는 스테이크와 치킨 요리 등이 5,000원, 1만원 추가 2가지.

■ 찾아가는 길

서울 명동성당 앞 (02)2129-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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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박원식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