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원 지음

<세한도>와 추사체로 유명한 조선후기 명필 추사(秋史) 김정희의 삶을 소설가 한승원(68)이 소설로 부활시켰다.

12년 전 고향인 전남 장흥에 ‘해산토굴’이라는 집필실을 마련해 귀향한 뒤, 그는 ‘초의’, ‘원효’ 등 인물 중심 역사 소설을 써 왔다. 한승원은 추사를 천재적 서예가보다는 모순에 찬 조선 후기 사회의 변혁을 꿈꾼 개혁주의자로 묘사한다.

서자인 아들의 앞날을 걱정하는 다정다감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추구한 추사는 실용주의자인 조선말기 세도정치에 저항하다 제주와 북청으로 잇따라 유배된다.

작가는 “추사를 주저앉힌 정파는 오늘날 개혁 세력을 공격해 죽이려 드는 이 땅의 어떤 거대한 보수집단을 닮았다”고 말한다. 열림원 발행. 1ㆍ2권 각 9,500원.

● 위험한 생각들
존 브록만 엮음, 이영기 옮김

범죄자가 아니라 범죄자의 유전자를 벌하라, 우리는 살인으로 진화한다, 영혼은 없다, 인간 집단들은 유전적으로 재능과 기질이 다르다… 암묵적으로 ‘질문해서는 안 될 것들’이라 생각하는 주제들에 대한 세계 석학들의 깜짝 놀랄 만한 답변들이다.

사회적 통념 때문에 위험한 생각들로 여겨지지만, 생각의 자유 자체를 억압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엮은이는 주장한다.

<만들어진 신>으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 <생각의 지도>의 저자 리처드 니스벤 등 110명의 석학들이 지적 향연을 펼친다. 주제 하나하나가 모두 열띤 찬반 논쟁을 부를 만한 내용들인데도 각각의 분량이 너무 짧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갤리온 발행. 1만7,800원.

● 유곽의 역사
홍성철 지음

정육점을 연상시키는 야릇한 불빛 아래 남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늘씬한 아가씨들이 있는 거리. ‘집창촌’이라 불렀던 이 거리는 언제부터 생겨난 것이고 어떻게 번성했는지 기자 출신 저자가 그 원류를 찾아 나섰다.

일제 강점기 이전의 조선에도 성을 파는 여성들이 있지만 ‘전업형’ 성매매나 이들이 모여 영업을 하는 거리가 있지는 않았다.

일본이 조선을 점거하면서 자국민들을 위해 자국의 독특한 문화인 ‘유곽’을 수입했고, 처음에는 유교적 정서가 지배했던 한국에 큰 충격을 주었으나 점차 번성해 가며 하나의 문화처럼 정착하기에 이른다.

제3공화국 시절에는 겉으로 ‘윤락행위 방지법’을 만들어 단속하는 척했지만 일본인들로부터 성매매 관광을 통한 외화수입을 벌어들이기 위해 집창촌을 만들어 묵인했다.

페이퍼로드 발행. 1만8,000원.

● 끌어당김의 법칙
마이클 로지에 지음, 이수경 옮김

<연금술사>의 성공 이후, “당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당신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말이 유행했었다. 이 책은 이 말의 다른 버전이나 다름없다.

인간의 정신 에너지에 존재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존재하는데, 이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내 삶은 내가 에너지를 쏟고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법칙을 자신의 삶에 이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러려면 ‘원하는 것을 정의하고,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믿는’ 3단계 공식을 지키면 된다는 것.

이 3단계 공식을 실제로 활용하기 위한 10가지 방법도 소개한다. 웅진윙스 발행. 1만원.

● 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김관오 옮김

50세의 박식한 수위 아줌마 르네와 12세의 천재 소녀로 르네가 수위로 있는 건물에 사는 팔로마가 자신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속에서 고독을 나누며 주고 받는 진실한 이야기.

두 사람은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세상의 조화와 순수한 삶에 대한 열정을 토론한다. 인간 모두의 마음 속에 살아 있는 긍정과 배려의 미덕을 뛰어난 재치와 입담으로 그려냈다.

지난해 8월에 출간해 프랑스에서 30주간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15개국에 번역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소설가이자 철학 선생인 저자는 고전 철학뿐 아니라 현대의 랩, 만화 같은 대중문화 속 철학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아르테 발행. 1만3,000원.

● 알피니즘 - 도전의 역사
이용대 지음

1923년 젊고 촉망 받는 에베레스트 원정대원 조지 맬로리는 아내로부터 “도대체 그 위험한 에베레스트에는 왜 오르려는 거예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때 맬로리는 짧게 대답했다.

“거기 있으니까(Because it is there).” 지금도 수많은 산악인들은 산이 거기 있으니까 오른다고 말한다. 맬로리처럼 답하며 산을 올랐던 사람들은 어떤 이들이며, 본격적인 세계 산악의 역사는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코오롱 등산학교 교장으로 있으며 여러 등산 교재를 펴낸 이용대(70)씨.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가파른 암벽을 가볍게 오르는 산악 칼럼니스트인 그는 한국 등산계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마운틴북스 출간.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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