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정은영 옮김

부부와 2남 1녀의 자녀로 구성된 스미스씨 가족. 이름에서 느껴지듯 너무나 평범한 이 가족은 아침에 일어나 가볍게 식사하고 점심에는 쇼핑을 즐기다 저녁에 텔레비전을 보고 잠이 든다.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불과하지만 과학자의 눈으로 보면 이 가족의 1분 1초는 모두 얘깃거리투성이다.

1분에 24회쯤 깜빡이는 눈알이 컴퓨터 화면 앞에서 살짝 튀어나온 채 건조돼 간다. 욕실 수건을 타고 건너온 모낭충들은 얼굴 속 피지를 야금야금 먹고 있다. 곤충의 뇌와 비슷한 성분을 지닌 커피를 마시는 입 속에서는 잇몸 아메바와 스피로헤타 세균이 꿈틀거린다.

저자는 평범한 한 가족의 몸과 생활 공간에서 하루 24시간 동안 발생하고 변화하는 수많은 과학적 현상들과 미시 세계를 관찰한다. 특정한 주제를 깊게 파고들지 않기 때문에 다소 산만하다는 인상도 받을 수 있다.

생각의 나무 발행. 1만4,000원

● 감성으로 설득하라
로저 피셔, 다니엘 샤피로 지음. 이진원 옮김.

국가와 국가, 회사와 노조만 협상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부부 사이나 직장 선후배 관계 같은 일상사에서도 협상은 필요하다. 하지만 논리를 앞세우다 보면 오히려 싸움이 되기 십상이다. 이 책은 상대방을 설득하고 싶다면 논리가 아니라 감성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흔히 협상이라고 하면 승자와 패자가 나뉜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40여년 간의 협상 경험을 토대로 서로의 긍정적 감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양자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윈윈 전략’을 써야만 협상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사람은 인정 받고 싶어하고, 협력하고 싶어하고, 자율성을 보장 받고 싶어하며, 자신의 지위를 인정 받고 싶어하고, 성취감 있는 역할을 맡고 싶어한다. 이 다섯 가지 ‘핵심 관심’을 이용해 나와 상대방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한 후 비난인 아닌 이해의 관점으로 협상에 임하라고 저자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도서출판 두드림 발행. 1만2,000원.

● 대장 몬느
알랭 푸르니에 지음. 김치수 옮김.

‘질풍노도의 시기’를 가슴 아프고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으로 <호밀밭의 파수꾼> <데미안> 등을 들 수 있다. 1914년 겨우 28세의 나이에 전장에서 세상을 떠난 알랭 푸르니에의 이 작품도 청춘 시절의 꿈과 욕망, 행복을 몽환적이고 신비롭게 그려낸 성장소설이다.

19세기 말 프랑스 중부의 평온한 마을 생트아가트를 배경으로 대담하고 모험심 강한 17세 소년 몬느와 나약하고 감수성 예민한 15세 소년 프랑수아의 평생에 걸친 우정과 사랑을 묘사했다.

몬느의 환상적인 숲 속 체험과 낭만적인 떠돌이 생활, 아름답고 비밀스러운 여인 이본과의 사랑 등 청춘의 통과의례가 담백하고 치밀한 문장을 통해 전개된다. 소설 속 운명의 여인 이본은 작가의 실제 연인 이본 드 키에브르쿠르를 형상화한 것이다.

문학과 지성사 발행. 1만원.

● 중국의 외교전략과 국제질서
김재철 지음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한 중국이 국제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미국과 일본을 비롯, 전세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이 책은 중국이 경제력에 걸맞은 패권을 추구할 것인지, 중국의 부상이 미국과의 충돌로 이어질지 등을 중국의 외교 전략적 의도와 행위를 바탕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중국이 국제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며, 과거와 달리 ‘강대국 외교정책’의 속성을 띠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곧 중국이 기존의 국제질서를 부정하고 패권국가인 미국과의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구체적으로 중국이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대신에 전략적 이슈와 경제적 협력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는 데서 드러난다.

폴리테이아 발행.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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