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사신기'와 '디 워'는 닮은꼴각각 430억·300억 원 엄청난 제작비 투입 토종 CG기술 활용… '애국심 마케팅'도 비슷

올해 연예계 최고의 화제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탄생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진출하기에 손색이 없는 대작 영화와 드라마가 화제를 양산하며 연예가의 최대 관심사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영화는 개그맨 출신 심형래 감독의 역작 <>고, 드라마는 거장 연출자 김종학 PD와 한류 톱스타 배용준의 합작품인 MBC TV 판타지 사극 <태왕사신기>다.

<>와 <태왕사신기>는 각각 300억원과 430억원이라는 엄청난 규모가 투입됐다는 공통점 이외에도 제작 과정과 영상, 내용 그리고 마케팅의 방식 등에 있어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아울러 관객과 시청자의 관심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는 점도 닮은꼴이다.

<>와 <태왕사신기>는 제작 과정 자체만으로 충분히 화제를 뿌렸던 작품들이다.

오랜 기획 기간을 거쳐 촬영 및 후반 작업 등의 제작 전과정이 3년 이상 걸릴 정도로 제작진의 많은 땀과 눈물이 들어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과정에서의 우여곡절 만으로도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가 되고도 남는다.

<>는 심형래 감독이 1999년 영화 <용가리>의 실패를 거울 삼아 토종 한국 CG(컴퓨터그래픽)기술과 특수 효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각오로 출발한 작품이다. 3년여의 기획과 준비 과정을 거친 뒤 5년에 걸친 촬영 및 후반 작업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심형래 감독은 충무로 영화인들로부터 많은 무시를 당했고 ‘사기꾼’ 취급까지 당하기도 했다. 그의 눈물과 땀이 깊이 스며든 <>는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영상을 자랑하고 있다.

디 워

<태왕사신기>는 지난 2004년 9월 김종학 PD가 제작을 선언한 뒤 꼭 3년 만에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점에서 국내 드라마 중 가장 긴 제작 기간을 지녔다. 그 과정에서 방영이 6차례나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방영이 연기되면서 김종학 PD가 사과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그다지 매끄럽다고 보긴 어려운 제작 과정이었지만 제작진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간적인 손해를 기꺼이 감수했다.

좋은 대본을 갖추고 촬영을 진행하기 위해 몇 개월씩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12일 첫 선을 보인 <태왕사신기>는 완성도를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와 <태왕사신기>의 또 다른 공통점은 순수 한국 CG기술로 만든 화려한 영상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여기서 자연스럽게 비롯되는 애국심 마케팅이다.

<>는 심형래 감독이 개그맨에서 영화인으로 변신한 이래 끊임없이 개발해온 CG기술의 결정판이다. <트랜스포머> 등 CG의 선진국인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실감나고 화려한 영상을 자랑한다.

<태왕사신기>는 당초 영화 <반지의 제왕>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프로듀서 브리지트 버크의 특수효과팀이 CG를 담당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제작 시스템 자체가 다른 양국의 환경 차이 때문에 브리지트 버크의 특수효과팀은 실제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순수 국내 기술로 영상을 만들었다.

현무 주작 청룡 백호 등 사신을 형상화시킨 영상이나 단군 신화를 신비롭게 꾸민 부분 등 CG 영상은 화려했다. 한국 기술이라는 점이 자랑스러울 만했다.

<>와 <태왕사신기>는 세계를 겨냥하는 ‘국가대표 영화와 드라마’라는 점에서 애국심을 자극하는 점도 닮아 있다.

<>는 화려한 영상에 비해 내용은 부실하다는 지적도 자주 받곤 했지만 ‘국가대표 영화’에 대한 국민적인 지지에 힘입어 8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태풍을 일으켰다. <태왕사신기>는 공개되기 전 여러 우여곡절 때문에 방송가 일각에선 ‘빈수레가 요란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태왕사신기>가 현재 꺼져가는 한류의 불씨를 되살릴 희망이라는 점에 대해 팬들은 응원을 아끼지 않았고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

그런 응원과 믿음이 <태왕사신기>의 높은 완성도로 이어졌고 ‘국가대표 드라마’로 손색이 없도록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음은 물론이다.

지금까지 언급된 <>와 <태왕사신기>의 닮은 점은 외양에 대한 부분이다.

그런데 두 작품에 내재된 공통점은 어찌 보면 더욱 강한 민족 자긍심과 애국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요소다.

한민족만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는 점이다. <>는 이무기와 용의 전설을 소재로 현대적인 CG의 색채를 입혔고, <태왕사신기>는 환웅에서 비롯된 홍익인간 이념과 단군 신화를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에 투영해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 냈다.

김종학 PD는 “‘반지의 제왕’ 등 외국의 신화는 인기를 모으는데 왜 우리 것이 안되겠는가. 단군신화는 충분히 외국 시청자들에게도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다. 한민족 역사상 가장 뛰어난 군주인 광개토대왕과 단군 신화의 결합은 국내 시청자들의 민족 자긍심을 높일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는 9월말 미국 전역에서 개봉된다. <태왕사신기> 역시 11월 일본을 시작으로 아시아를 거쳐 미국과 유럽 등에도 소개될 전망이다. 과연 이들 작품은 ‘국가대표’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이 비교적 좋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팬들의 기대 또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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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JES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kulkuri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