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리포베츠키 지음. 유정애 옮김.

시몬느 드 보부아르가 <제2의 성>을 쓴 때가 1949년이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딸 둘을 가진 아버지인 저자가 '제3의 여성'을 말한다. 저자는 전통적인 가부장적 여성상은 물론 남성에서 생물학적 요소만을 제거한 것처럼 여성성을 완전히 상실한 여성상도 거부한다.

서구에서 '성 평등'이라는 가치가 완전히 자리잡은 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사랑의 가치를 중요시하고, 가사노동의 부담을 훨씬 많이 짊어진다.

북유럽을 제외한 나라에서 여성 고위 공직자나 정치가의 수는 남자에 비해 훨씬 적다.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예술 분야에서 큰 능력을 발휘한다.

저자는 이 같은 현상이 예전부터 그랬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에게 결코 변하는 여성만의 특성 즉 여성성이 있기 때문이며, 여성이 자신의 능력과 존재 가치를 높이고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그것이 이로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편다.

바로 이러한 여성, 주체적인 인간이면서 여성성을 간직한 여성이 그가 말하는 '제3의 여성'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랑과 성, 신체적 아름다움, 일과 가정, 권력이라는 제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여성성과 여성의 삶에 대해 고찰한다. 이어 "제3의 여성은 지금까지의 여성성의 개념들을 성공적으로 조화시킨 새로운 여성상이며, 이를 통해 남녀의 차이와 양성간의 평등을 아름답게 조화시킬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아고라 발행.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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