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위조·거짓말·여성 접대부 고용… 물의 일으키고도 방송활동 이상 없다?

최수종, 정준하
방송사들이 학력 위조, 유흥업소 불법 운영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지적이 방송가에 팽배해 있다. 물의 연예인에 대해 방송사들이 너무도 쉽게 면죄부를 주고 있어 방송의 공공성과 도덕성에 흠집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도덕불감증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일부 연예인들이 반복적으로 유사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에 불거지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방송사 제작진이 물의 연예인을 감싸고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있다. 방송가 전체가 도덕불감증 바이러스에 휩싸인 듯한 인상이다.

최수종 최화정 오미희 주영훈 등 학력 위조 파문에 휩싸인 연예인들이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로 아무런 미동도 없이 방송가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게다가 최근엔 여성 접대부 고용으로 불법 유흥업소 운영 파문을 일으킨 정준하도 역시 별다른 제재 없이 TV 오락 프로그램에 버젓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도 ‘낄낄’거리면서 말이다.

이들 중 최수종 주영훈 그리고 정준하는 팬들을 상대로 한차례 거짓 해명을 하기도 했다.

최수종은 외국어대 입학과 관련한 학력 위조 파문을 해명하는 자리에서 “합격했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입학하지 못했다. 그러나 외국어대에 다녔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눈물을 보여가며 밝힌 최수종의 ‘연기’ 덕분에 학력 위조 파문은 일순간에 수그러들었고 팬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그를 신뢰했다.

그러나 거짓말이었다. 최수종은 지난 1997년 8월11일 방송된 SBS <스타 TV강좌>에 강사로 출연해 “외국어대를 1년간 다녔다”고 분명히 말한 적이 있었다. 이 내용은 최근 방송을 통해 소개돼 그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정준하는 ‘접대부 고용 파문’에 대해 기자회견을 갖고 “절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가 운영 중인 가라오케엔 여성 접대부가 있는 사실이 밝혀졌고, 탈세 혐의까지 곁들여졌다. 그러자 정준하는 다시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그 업소에 지분이 없다. 얼굴마담으로 홍보를 도울 뿐이다”라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그 와중에도 여성 접대부 고용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입장만 반복해서 밝혔다.

그러나 그 가라오케에서 속칭 ‘보도’라고 불리는 여성 접대부를 불러주는 건 가본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 셈이다.

최수종도 그렇고, 정준하도 그렇고, 예전 같으면 이쯤 되면 방송사 차원에서 징계가 나오는 게 일반적이었다. 아니 징계 여론이 나오면 해당 연예인이 알아서 잠시나마 활동을 접고 자숙의 시간을 갖곤 했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방송사들은 이들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갖고 있다”며 마치 사랑 고백이라도 하는 분위기다. 최수종이 출연하는 <대조영>의 KBS는 아예 최수종의 거짓 해명에 대한 비난 여론에 귀를 꼭 닫고 있고, 정준하가 ‘낄낄’대는 MBC <무한도전>의 제작진은 정준하의 거짓말에 대해선 뒷전이고 “정준하가 문제의 술집과 아무 지분 관계가 없다고 하니 그 말을 믿겠다”고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방송사의 도덕불감증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인 셈이다.

과거 가수 백지영, 탤런트 오현경 등은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활동을 접어야 했다. 그들은 대중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적도 없고 오히려 피해자임에도 죄인처럼 지내야 했다.

그런데 고의적으로 대중을 속인 연예인들이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 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거짓말 파문에 대해서도 “뭐 그리 큰 문제인가”라고 말할 뿐이다.

방송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난의 목소리도 높기만 하다. 특히 그동안 물의를 일으켰던 다른 연예인들이 상당 기간 자숙의 시간을 보냈던 점과 비교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타 연예인의 권력에 방송사가 굴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방송이 지녀야 할 사회적 책임이 시청률과 인기, 그리고 자기 식구 챙기기라는 미명 아래 철저히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원로 배우 이대근은 몇 년전 모처럼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여의도가 악마의 도시가 됐다”고 개탄했다. 선후배 연기자 간의 우애와 존경심은 사라지고 삭막하게 자기 잇속만 챙기는 분위기를 한탄하는 말이었다.

최수종 정준하 등 거짓말 연예인들은 한동안 아무일 없다는 듯 TV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러면서 정말로 여의도 방송가가 ‘악마의 도시’가 돼가는 듯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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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정, 주영훈

이동현 JES일간스포츠 연예부 기자 kulkuri7@je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