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정원' / 김석 지음 / 한겨레출판 발행 / 1만5,000원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것, 보통 사람들에겐 너무나 어렵고 복잡한 일로만 여겨진다. 저자는 여기에 '고전'이라는 텍스트를 더해 좀더 쉽고 즐겁게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고전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전문학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물론 <향연> <수상록> <유토피아> <군주론> 같은 책들도 있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미운 오리새끼> <피터 팬> <모모> 같은 동화도 있다. 영화의 고전이라 할 만한 <시민 케인> <길> <로마의 휴일>도 철학적 사유를 논할 텍스트로 등장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두 55편의 고전과 함께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새로운 책 읽기의 방법을 발견하는 동시에 철학적 사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몸이 커졌다 줄어들었다 하자 계속 "지금의 나는 누구지?" 하며 정체성을 고민한다. 여기서 몸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저자는 서양 철학에서 몸에 대한 집중적 관심은 주로 20세기 후반에야 이뤄졌다며 이런 점에서 루이스 캐럴은 시대를 앞서 철학적 화두를 던졌다고 설명한다.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여우의 커뮤니케이션 철학인 '길들이기'는 현대로 넘어와 사람과 사람 사이뿐 아니라 사람과 매체 사이에서도 생겨났다. 사람은 잠시도 휴대폰을 놓고 다니지 않음으로써 사람이 만든 휴대폰에 길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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