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생존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출판 사업은 시대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출판분야의 CEO는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를 다른 업종의 CEO보다 더 빠르게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경영 관련 서적과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책들을 즐겨 읽습니다.”

웅진 싱크빅 김준희 대표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출판인’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한 달 평균 7~8권의 책을 읽을 만큼 왕성한 독서력을 자랑한다. 그가 추천한 책은 서울대 윤석철 교수가 쓴 <경영학의 진리체계>. 경영자가 지녀야 할 인물, 사회, 자연에 대한 지식과 소양과 자질을 일깨워주는 지침서다.

“어릴 때 판사가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법학을 전공했고, 제가 경영자가 될 것이라고는 저 자신도 몰랐지요. 84년 출판편집자로 입사해 20년 만에 최고경영자가 됐습니다. 경영자로 준비할 겨를도 없이 자리에 오른 터라 늘 경영학에 대해 목이 말랐습니다. 고민하던 차에 만난 책이 <경영학의 진리체계>였습니다.”

이 책은 무한경쟁 속 적자생존 세계를 소개하는 데서 출발한다. 적자생존의 고통을 극복하고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종이 된 곤충과 포유류의 지혜를 탐구한다.

이들의 지혜가 ‘고객을 찾아 주고받음의 관계를 정립’한 데 있음을 확인하고 인간사회에서 주고받음의 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제약조건을 규명한다. 이 제약조건이 생존부등식으로 나타나고, 그 다음은 생존부등식을 만족시키기 위한 합리적 수단과 방법, 그리고 지식과 지혜의 규명으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책이 다소 딱딱하게 다가 올 수 있다. 빽빽한 글씨가 독자를 압도한다. 책에 언급된 내용을 현재 트렌드에 바로 응용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인내를 갖고 끝까지 읽다 보면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경영학의 기본 법칙들을 깨닫게 되는 묘미를 느끼게 된다.

김준희 대표는 “CEO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지식과 품성이 이 책을 통해 설명되기 때문이다. 그는 “직장인들이 이 책에 나오는 지식, 역할, 사례를 이해한다면 회사 생활을 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의 목표는 이윤을 추구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경영자는 고객을 아끼고 그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민연(憫然)의 정이 우선 갖춰져야 하죠. <경영학의 가치체계>는 사례를 통해 이를 보여 줍니다.”

■ 책 속의 명문장

“세종대왕은 백성을 고객으로 정립하고 고객의 필요, 아픔, 정서가 무엇인지를 감지하는 위대한 감수성을 발휘한 것 같다. 오늘날 세계의 어문학자들은 한글을 접하면서 세 번 놀란다고 한다.

(1)한글의 훌륭한 성능과 배우기 쉬운 점에 처음 놀라고, (2) 이런 글이 왕정 시대의 한 군주에 의해 계획적으로 개발되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3)훈민정음 반포문에 나오는 ‘민연(憫然)’이라는 단어에 놀란다고 한다…. 인간(고객)의 필요, 아픔, 정서를 감지하는 능력인 감수성의 본질이 민연의 정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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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