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응전은 성공을 위한 게임의 과정"

킨텍스(KINTEX) 김인식 사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레이 로맨티스트’다. 부드러운 말투와 풍부한 문화적 안목, 깔끔한 매너는 백발과 어울려 그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그가 KOTRA 직원으로 수십 년 간 유럽 등 해외 생활을 한 때문이기도 하다. 김인식 사장은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일년에 40권 정도는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브래진스키의 <거대한 체스판>과 같은 딱딱한 책부터 파울로 코엘료의 <포토로벨로의 마녀>와 같은 최신 소설까지 모두 그의 독서 목록에 올라있는 책이다. 그가 젊은 사원들과도 오랜 시간 대화를 이어가는 것은 이런 ‘감각’ 덕분이다.

“얼마 전 신입사원 면접을 했는데 인생에 영향을 준 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너무 못하더라고요. 면접이라 그런지 답변을 하면 경영관련 서적을 말하던데, 젊은 친구들이 내적 성장을 위해서라도 무게 있는 책을 읽었으면 해요.”

그가 추천한 책은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그는 이 책을 “세계 인류사, 문화사에 각 국가가 무엇을 기여했고,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성찰할 수 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작지만 강한 나라를 지향해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라고.

“대학에서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충격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넓은 지식을 갖출 수 있고, 또 저술할 수 있을까? 좁은 안목으로 공부하던 당시에는 큰 충격이었지요. KOTRA에 입사하면서 전세계를 다니고 ‘이래서 강한 나라는 강하고, 약한 나라는 약하구나’를 알았습니다. 국가 흥망성쇠가 왜 생기는 건지를 이해하면서 토인비의 책이 다시 눈에 들어오더군요.”

토인비의 저서 <역사의 연구>는 세계사를 21개 문명권으로 설정해 그 가치와 의미를 다룬다. 문명발생의 계기로 ‘도전과 응전’이라는 원리를 도입함으로써 문명의 발생, 성장, 쇠퇴, 해체의 주기적인 과정을 해명하고 있다.

토인비는 인간은 ‘자연의 법칙’의 지배만으로 사는 것이 아닌 신의 부름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라는 ‘신의 법칙’ 아래서 살고 있으며, 인간의 자유는 사랑 자체인 신에 의해서만 주어진다고 보았다.

이 책은 문명의 객관적ㆍ 과학적 비교연구로부터 문명에 있어서의 종교의 기능과 역할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김인식 사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의 사람이 갑자기 부유해지면 아무것도 하려 하지 않는다.

기업도 개인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역사의 연구>는 문명의 수 많은 예를 들어 ‘도전과 응전’이라는 단어로 이 현상을 풀어낸다”고 설명했다. 사회진출을 앞두고 있는 젊은 학생들과 사업에 입문하는 사람에게 권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도전과 응전에서 성공이 판가름 납니다. 지속적으로 다가오는 도전이 너무 극심하면 응전이 성공할 수 없고, 도전이 너무 약하면 응전이 약해지지요. 내부적인 싸움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것도 실패의 한 요인입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지배력을 지속하는 힘을 역사의 전례에서 찾지요. 이 책은 하나의 혜안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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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