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가 변하고 있다. 정돈된 자세로 주어진 대본을 읽던 정형된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중이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전면에도 아나운서가 배치되고 있다.

KBS 예능프로그램 <상상플러스>를 통해 노현정이라는 ‘스타 아나운서’가 탄생한 이후 방송3사는 앞다퉈 아나운서를 전방위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아나운서의 수는 일일이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다.

MBC 예능 프로그램 <지피지기>에는 4명의 여자 아나운서가 동시에 등장한다. 개탤맨(개그맨+탤런트) 가개맨(가수+개그맨)에 이어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라는 신조어가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그 동안 끼를 감춰왔던 아나운서들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아나운서의 변신이 대세라는 의미다.

아나운서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의식도 되돌아볼 때다. 아나운서 당사자 만큼이나 시청자 역시 아나운서와 연예인이라는 기준 사이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 때는 환호하다가도 ‘지나치다’고 느끼면 여지없이 댓글이라는 강력한 메스를 들이댄다. 이 기준 역시 지극히 주관적이다.

변화에는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아나운서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 정립을 위해서는 나름의 기준과 포용이 필요하다. MBC 성경환 아나운서 국장은 “절대 연예인과 똑같아서는 안 된다”고 못박는다. 성 국장은 최근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은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아나운서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는 아나운서들이 반드시 준수할 사항이 있다. 표준 한국어를 구사하고, 선정적이지 않으며,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과장과 거짓을 섞지 않는 속에서 위트와 유머를 잃지 않아야 한다. 아나운서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짓되지 않은 대세는 따르는 것이 미덕이다. 아나운서의 역할 변화가 시류라면 시행착오와 잡음을 줄이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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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