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이 성폭력에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21일 오후 서울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여성주의 관점에서 바라본 미디어비평과 케이블방송’ 토론회를 열고 케이블 채널의 선정성을 비판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김선남 원광대 교수는 “방송의 선정성, 폭력성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현 케이블방송은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발제자는 ▲여성의 과다노출에 의존한 프로그램의 양산 ▲관음증을 부추기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성관련 저질 토크쇼의 난립 ▲성폭력을 소재한 프로그램의 현실 왜곡 등 4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부부간의 성관계나 연예인의 첫경험 등을 소재로 하는 스토리온 <스토리 쇼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와 tvN <옥주현의 나쁜 여자>(폐지) 등은 대표적인 예로 거론됐다.

케이블방송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저 예산으로 만들 수 있는 성관련 토크쇼를 양산하는 것이 주된 문제로 지적됐다. 최근에는 여성 몸의 특정 부위를 클로즈업해 상품화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채널CGV <색시몽>, 이채널 <블라인드스토리 주홍글씨>는 성폭력 과정을 묘사하면서 여성 몸의 특정부위를 과도하게 클로즈업해 문제가 됐다.

발제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성차별 문제로 방송위원회로부터 경고 및 주의를 받은 케이블 채널의 프로그램은 무려 33건이다. 이들은 방송심의과정에서 성표현, 양성수준, 건전한 생활기풍 등과 관련해 선정적이나 저질적.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제재를 받았지만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김 교수는 “기존의 심의원칙이 아닌 케이블방송의 프로그램 내용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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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