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처럼 사랑 베푼 조각가 문신을 향한 존경과 그리움이…

조각가 문신 선생님은 내게 부모와 같은 분이다. 선생님은 내 부친과 일본 미술학교를 동문수학한 인연도 있지만 나의 프랑스 유학, 아내(영화배우 윤정희)의 결혼, 그리고 파리에 정착해 국내외를 오가며 연주활동을 하는 동안 늘 믿고 의지하며 존경해온 분이다.

선생님과 가깝게 지낸 것은 60년대 초 뉴욕 줄리어드 음대를 나와 콩쿠르 우승, 해외 연주 등으로 명성을 쌓으며 프랑스로 유학을 간 70년대 초반부터다. 파리에서 만난 선생님은 이미 세계적 조각가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고, 교민 사회에서 가장 잘 알려진 분이었다.

특히 선생님과 교분이 깊은 윤이상 선생님의 오페라 '심청'의 세계 초연을 보기 위해 1972년 뮌헨으로 갔다 만난 아내(1972년 뮌헨올림픽 문화축제 때 상영된 한국영화 '효녀 심청'의 주연으로 참석)와의 결혼과 이후의 파리 생활에서 선생님의 은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선생님은 결혼식 때 아내의 아버지 역할을 해주셨으며 작품 활동으로 바쁜 중에도 파리의 우리 부부 집을 들러 관심과 사랑을 배풀곤 하셨다.

첫 아이를 낳았을 때는 마치 친손자를 얻은 것처럼 기빠하셨다. 선생님이 79년 말 한국에 정착하신 뒤엔 연주차 고국을 방문할 때 뵙곤 했는데 타계(95년)하셨을 땐 마치 부모님을 잃은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사진은 1990년 연주차 고국을 방문했을 때 마산의 문신 아뜰리에를 들른 뒤 선생님과 통영으로 여행하던 중 아내와 함께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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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