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UCC 사이트에 가보면 사용자가 직접 제작했다는 의미의 UCC보다는 기존 방송 영상을 재편집한 것들이 많다.

UCC의 의미가 퇴색되는 듯해 안타까운 측면도 있지만, 어찌보면 그런 동영상을 통해 지나치고 못 본 영상을 뒤늦게나마 발견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만 놓고 보면 반가운 일이다.

물론 이런 영상들은 분명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텐데’하는 걱정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개인들이야 상업적인 목적으로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이 아니지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분명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하는 기업들이니 걱정은 된다. 조심할 일이다. 저작권만큼 무소불위의 권력도 없다.

어쨌든 주요 UCC 사이트에 일제히 상위 랭크된 동영상이 하나 있다. 일본 TV에 방영된 영상이다. 글로벌 시대다. TV 영상 재편집도 국제적이다. 수족관 한가운데에 만든 화장실을 소개하는 영상이다.(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5593172&lu=t_c_best_1) 아니, 화장실 주변을 수족관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게 맞겠다. 특별히 만든 화장실이라는 설명을 보니 말이다.

일을 보면서 수족관 물고기를 감상한다. 아니, 물고기들이 일 보는 사람들을 감상하는 것인가. 내가 나비 꿈을 꾸는 것인지, 나비가 내 꿈을 꾸는 것인지, 호접몽을 중얼거리게 만드는 헷갈리는 화장실이다.

나라마다 의식주 문화가 다 다른데, 특히 화장실 문화는 우스개 소리의 단골메뉴다. 어디는 물로 씻고, 꼭 왼손을 쓴다더라, 어디서는 모두가 함께 바지를 내리고 앉아 일을 본다더라, 하는 것들이다.

생각만 해도 괜시리 어색해지는 느낌을 준다. 수족관 화장실을 보면서도 은근히 걱정된다. ‘이런 데서 일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거기 갈 일도 없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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