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에선 대선 후보들의 가두홍보전이, 한 켠에선 구세군의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위한 호객용 장식이 온 도심을 덮었지만, 어쩐지 축제 기분이 예전같지 않다. ‘피아노 치는 대통령’의 출현은 단지 영화적인 상상이어야만 할까? 이번주 문화행사 3편을 안내한다.

■ 롤링볼 뮤지엄 체험전

공(ball)이 가진 조형적 아름다움과 시각, 촉각의 재미를 새롭게 만난다. 용산 전쟁기념관내에 위치한 롤링볼 뮤지엄은 세계 최대 규모, 공을 소재로 한 국내 전문박물관으로 유명하다.

그중 ‘키네틱 아트(Kinetic Art, 움직이는 예술작품)’ 역시 세계 처음으로 선보이는 테마전이다. 롤링볼은 공을 레일 형태의 길에 굴러가도록 만든, 움직이는 조형물을 뜻한다. 제 1관에서는 구르는 공의 움직임과 친밀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제 2관은 공의 체험을 주제로, 직접 공을 굴려보게 하는 등 공이 가진 생명성을 강조한다. 이를 포함, 모두 전체 4개의 전시관으로 구성, 특별전시관인 ‘기계인형의 꿈’에서는 전세계에서 수집한 80여점의 기계장치 인형 ‘오토마타’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동심의 세계로 뛰어들 수 있는 행사. 12월31일까지. (02) 794-9959

■ 2007 '신의 아그네스'

2007년판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12월 무대에 오른다.

이미 수차례 같은 배역을 맡아 온 관록의 연기자 손숙이 리빙스턴 박사 역으로, 2006년 서울연극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예수정이 미리암 원장수녀 역으로 출연해 팽팽한 연기대결을 펼친다.

아그네스 역은 신예 기대주 이진희가 맡아 아그네스의 새 바톤을 이어받는다. 윤광진이 연출, 영화를 비롯한 종전의 <신의 아그네스>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연출작이다.

<신의 아그네스>는 1981년 미국에서 초연된 이래 세계 각국 무대에서 호평받아 온 명작. 제인 폰다, 앤 밴크로프트 등 유명연기자들에 의해 영화화되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신인연기상 등을 안겨준 바 있다.

특히 1983년 국내에 초연되면서 한국 연극팬들에게도 오랫동안 사랑 받아왔다. 100회 이상 장기 공연 및 최다 관객동원 기록, 베스트셀러 연극으로서의 확고한 자리를 굳히고 있다. 8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02) 3272-2334

■ 그리스 국제 특별전

상상력에도 국경이 있을까? 한국과 그리스 과학계가 함께 마련했다. 폐자원을 활용한 과학예술작품 특별전으로, 국립중앙과학관과 그리스 유게니데스 과학관이 공동 주최했다.

그리스 소외 계층의 청소년들이 폐자원을 소재로 사용한 창의적인 과학예술작품들이 선보인다. 디자인 위주의 과학예술품이 16점, 벽을 이용한 창작품이 21점, 그리고 인형 소품 등 모두 50여점의 전시물이 나와 있다.

과학적 조형과 예술성, 창의성이 반짝이는 작품들이다. 그리스 유게니데스 과학관은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국립중앙과학관과 협력협정을 체결, 양국간의 다양한 과학대중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공동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부존자원 및 에너지 부족으로 90% 이상을 수입에 의지하고 있는 국내로서는 이 기회에 에너지의 예술적 재생 가능성과 청소년들의 창의력, 탐구심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내년 1월20일까지.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첨단과학관 특별전시관. (042) 601-7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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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