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일식당용 싱싱한 횟감이 싸다 싸!

생선회가 먹고 싶으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2가지, 횟집 아니면 일식집이다. 그런데 둘의 차이는 무얼까? 같은 회를 내놓는데….

횟집은 보통 활어를 바로 떠 준다. 그래서 살아 있는 생선들이 수족관에서 가득 노니는 곳들도 대부분 횟집들이다. 이는 노량진 같은 수산시장에서도 마찬가지. 값을 그리 비싸게 받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일식당에서 살아 있는 회를 직접 떠 주는 경우가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다. 일식집들은 대부분 회를 숙성시켜 내놓고 있어서다. 그리고 횟집과 차이점이라면 고급스런 실내 인테리어와 여직원들의 ‘일본식’ 유니폼 등등. 대신 계산할 때 지갑 사정이 만만찮은 경우가 많다.

그럼 일식당에서처럼 식사 하고 횟집 만큼 계산하는 곳은 없을까?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의 일식당 ‘부산어장’에서는 비슷하다. 일식당이지만 횟집에서처럼 부담을 줄여 먹을 수 있도록 해서다. 이른바 ‘일식당의 대중화’다.

대표 메뉴는 생선회 모듬, 1인당 3만8,000원을 받는데 고급 일식당의 정통 일식 코스와 같다. 다만 ‘맛이 없어 잘 먹지 않거나 과하다 싶은 곁반찬(쯔끼다시)들을 줄여 ‘가격의 거품’을 제거한 것이 차이라면 차이. 그래도 있을만한 버섯구이, 야채볶음 등 주요 곁반찬들은 먹을 만큼 나온다.

모듬 중 메인으로 나오는 생선회는 광어와 도미 농어 ‘횟감 3총사’가 기본이다. 그리고 가운데 보통 놓여지는 것은 붉은 참치살. 광어의 쫄깃함과 도미나 농어의 담백함, 녹아드는 참치 맛 가운데서도 공통된 것은 회가 ‘찰지게 느껴진다’는 점. 조리사가 적당히 숙성을 시켜 놓아서다. 여기에 계절에 따라 방어나 복회가 올라오기도 한다.

소위 ‘가이모노’라 불리는 해산물 모듬도 다채롭다. 주로 동해안에서 잡아 오는 멍게와 해삼, 문어, 굴, 미역 등이 신선함을 뽐낸다. 특히 가을철 이 집 성게알은 이름 높다. 동해안에서 다이버가 따온 자연산 밤톨 성게인데 까 보면 알이 오렌지색을 띤다. 가시가 밤송이처럼 가늘게 생겨 덩치가 크고 흔한 ‘보라성게’ 알의 노란 색깔과도 차이난다.

그리고 단골들에게 빼놓지 않고 나오는 도미 머리찜. 구이로 해 주기도 하는데 살이 부드러우면서도 쫀쫀하다. 적당히 배를 채운 후에는 알밥과 매운탕이 기다린다. 특히 이 집 매운탕은 ‘깊은 맛’을 자랑한다. 생선에 양념 간이 깊숙이 배이기 때문이다.

예전 서울 명동의 유명 일식당인 ‘미조리’의 주방 멤버였던 서용현 조리실장이 10여가지 재료로 숙성시킨 양념 덕분이다. 그는 “매운탕을 고춧가루만 적당히 부어 끓이면 국물 따로 양념 따로 놀기 일쑤”라고 말한다. 25년 일식당 경력의 그로서는 당연히 재료와 비법은 공개 불가다.

식사 후에는 주인 오영석씨가 개발한 한방차가 준비돼 있다. 생강과 계피, 대추 등을 함께 넣어 달여내 입 안의 비린 맛을 깔끔히 씻어준다. 한방 재료들이 겨울철 감기에도 안 걸리게 해준다고. 점심 정식은 짧은 시간 생선회 모듬을 좀 더 가볍고 단촐하게 즐길 수 있도록 메뉴를 구성해 놓았다.

■ 메뉴

점심 부산어장정식 1만8,000원. 생선회모듬 3만8,000원. 생대구탕과 알탕 1만원, 복지리 1만5,000원, 장어정식 1만8,000원.

■ 찾아가는 길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맞은 편 아크로폴리스빌딩 1층, S-Oil과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사잇길 초입, 렉싱턴호텔 후문 방향. (02)6333-8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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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