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아리랑·육자배기등 남도민요 배우고 감상하고…북춤·농악·상모돌리기등 흥겨운 체험행사도 풍성

2007년이 저물어 갈 무렵, 서울시청 앞 광장을 지나다 반가운 일행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진도 소포마을 민속 한마당’이라는 큰 놀이판을 벌려 놓고는 올 겨울에 꼭 한 번 방문해 달라는 취지의 내 고장 알리기 행사를 벌이고 있는 소포리 사람들이었다.

북을 두드리고 상모도 돌리며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고는 구성진 남도 가락을 뽑아내는 그 사람들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누면서 우리 가락이 소중해지는 소포리 토종 노래방을 체험했던 그 밤의 추억이 한 겨울 함박눈마냥 소록소록 내려앉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여행에도 유행이 있다. 요즘 뜨고(?) 있는 여행은 체험여행. 눈이 즐겁고 입이 즐거운 여행에서 조금 더 나아가 내 마음이 살찔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까지 있다면 최신 유행 여행을 다녀오는 셈이다.

자녀들이 있다면 체험여행에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자. 손쉽게 체험여행을 만나려면 지방 축제 행사를 찾아가보면 된다. 어느 축제장을 가나 도자기 빚기, 염색하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물 좋고 산 좋은 농촌체험마을에 가면 보리개떡, 인절미 만들기가 빠지지 않고, 유서 깊은 사찰에서는 산사에서의 하룻밤을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겨울 여행의 최적지인 진도에 가면 체험여행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소리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에게 진도는 진돗개로 유명한 섬이다. 그리고 붉고 독한 술 진도 홍주가 있고, 구성진 육자배기가 있는 곳이다. 특히 진도는 진도아리랑, 강강술래, 다시래기, 씻김굿, 북춤 등 문화재가 된 소리들이 여럿 있어 진도 여행길에서는 자연스레 진도의 소리를 듣게 된다.

진도군청에서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이면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 민요와 민속공연을 무료로 펼친다.

그렇지만 이 시기가 아니라도 진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진도군 지산면 소포리에 미리 예약을 하고 찾아가면 언제든지 남도 민요를 들을 수 있다.

소포리는 진도에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는 목포와 진도를 잇는 여객선이 닻을 내리던 포구다. 지금도 170여 가구가량이 살고 있어 진도읍을 제외하고는 진도에서 가장 큰 마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마을 사람들은 예로부터 노래를 좋아해, 농한기에는 밤마다 동네 사랑방에 모여 노래 부르며 지냈다. 이런 이유로 지금은 도지정 제18호 진도북놀이, 도지정 제19호 진도만가, 국가지정무형문화재 제8호 강강술래, 국가지정무형문화재 제51호 남도들노래가 잘 보존되어 있는 전통 국악마을로 잘 보존되고 있다.

이 덕분에 지금 소포리는 진도 소리를 듣고 배우는 소리 체험마을, 노래방 체험마을로 특성화되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소포리 노래방은 보통 1박2일로 진행된다. 체험비는 4만원. 시작되는 시간은 저녁 식사시간부터. 저녁상을 물린 후 우선 남도 잡가 한 대목 배우기로 분위기를 잡아간다.

짧은 노래의 한 대목을 배우는 시간이지만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한두 번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흥겨운 노래방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제부터는 본격 감상시간,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세 명의 아낙이 나와 남도민요를 구성지게 합창한다.

이어지는 걸군 농악시연은 정말 흥겹다.

북춤과 상모돌리기는 다른 농악에서는 느끼기 힘든 강렬한 힘이 느껴진다. 북춤을 추는 김내식씨는 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어깨에 북을 걸치고 박력 있게 춤을 추는데 그 표정이 비장하기 이를 데 없다. 시연이 끝나면 모두 나와 농악장단 배우기와 상모 돌려보기 체험을 하게 된다.

이렇게 흥겨운 노래와 춤의 한마당은 강강술래로 마무리된다. 그리고는 소포리 민박집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자세한 마을 소개는 소포리닷컴(www.sopoli.com)을 참고하면 되고 예약은 마을 이장인 김병철씨(010-4626-4556)에게 하면 된다.

■ 진도서 느끼는 겨울의 멋

진도는 대표적인 피한(避寒) 여행지로 2년 전 쌍둥이 다리로 다시 태어난 진도대교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진도 여행이 시작된다. 이 다리는 특히 야경이 아름답다.

겨울에 꼭 한 번 들러보아야 할 곳으로는 백조도래지인 군내면 해안 일대. 길조로 알려진 고니(白鳥)는 매년 12월부터 2월 사이에 월동한다. 고니가 날아드는 곳은 진도읍 수유리 해안일대와 군내 간척지 담수로, 둔전저수지 등지다.

셋방낙조와 함께 남도석성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조선 성종 때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남도석성은 지금까지도 그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다. 겨울 별미를 맛보려면 진도 임회면 강계리를 찾아가면 된다. 해변에 즐비한 20여개의 굴집에선 요즘 통나무에 구워먹는 석화구이가 한창이다. 10,000원어치면 2∼3명이 입맛을 다실 수 있다.

■ 정보상 약력

1960년생. 자동차전문지 카라이프 기자를 거쳐 여행과 자동차 전문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후 현재는 협회 감사로 있다. 여행전문포털 와우트래블(www.wawtravel.com), 자동차전문 웹매거진 와우(www.waw.co.kr)를 운영 중이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보상 webmaster@wa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