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가진 매혹적인 중세풍 도시… 악마의 산 아름다운 설경 감상은 여행 보너스

‘산악과 호수의 나라’로 유명한 스위스.

사방이 알프스의 거봉(巨峰)들로 들어차 있고 그 산을 오르는 등산열차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산길을 따라 하이킹을 즐기는 무공해 여행지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나라. 스위스가 우리에게 주는 이미지는 맑고 청량하며 상쾌한 느낌이다.

입이 텁텁해서 박하사탕을 입에 물었을 때 느꼈던 그 청량한 느낌을 주는 나라가 스위스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스위스를 재충전을 위한 여행지로 생각하고 그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중세의 역사가 간직된 루체른은 가족과 함께 꼭 한 번 다녀올만한 도시다.

알프스 연봉이 선물하는 자연의 아름다움, 아직도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중세풍의 도시에 20세기의 문명의 이기가 잘 결합되어 있어 ‘천의 얼굴을 가진 매혹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알프스와 비에르발트스태터 호수를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어 더욱 매력적인 루체른에는 악마의 산이라는 필라투스 봉(峰)이 있어 겨울에는 눈썰매 타기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으로 유명한 유적지나 관광지를 대충 보고 지나가는 보통 여행보다 몸과 마음이 살찌는 ‘우리가족 웰빙여행’이 기다리는 곳이 루체른이다.

필라투스 산 정상까지 운행되는 열차나 곤돌라를 타고 산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루체른 여행은 여한이 없을 정도로 특별한 경험이 된다. 하지만 등산열차는 아쉽게도 겨울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루체른 시내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크리엔스라는 곳에서 곤돌라와 로프웨이를 이용해 정상에 오르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크리엔스에서 곤돌라를 타고 산 중턱까지 간 후 이 곳에서 정상까지는 로프웨이를 갈아타게 된다. 곤돌라 역에서 출발해 로프웨이를 타고 정상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40분 정도.

등산열차가 운행되지 않는 겨울에는 루체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스위스 전통의 눈썰매가 보너스로 제공된다. 크리엔스에서 출발한 곤돌라는 중간 기착지인 크리엔스에르그에 한 번 서고 로프웨이 출발지인 프랭크뮨테그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 곳에서 무료로 썰매를 빌려 크리엔스에르그까지 내려올 수 있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곤돌라와 눈썰매를 이용해 알프스의 겨울 낭만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데 눈 덮인 겨울산을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동화 속 같은 풍경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경험이 된다.

필라투스 산에는 전설과 신화가 전래되고 있는데, 중세 때 이곳 사람들은 바위산에 영원한 축복을 가져다 주는 용과 망령들이 머물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스도를 처형한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라틴식 이름은 폰티우스 필라투스)의 망령이 각지를 떠돌아 다니다가 이곳에 정착했다고 해서 필라투스 산에 오르는 것을 오랫동안 금지하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필리투스를 방해하는 자에게 저주가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전설이 있는 산 정상에서 루체른 시가지와 비에르발트슈테터 호수를 내려다보는 기분은 요들송이 절로 나올 듯 상쾌하다. 해발 2,132m나 되는 높은 곳에 오르면 주위에는 거칠 것 없어 시원하다. 멀리 보이는 알프스 연봉도 눈 아래 있는 듯하다.

필라투스로 가는 하루 여행은 중앙역의 인포센터에서 받는다.

유람선과 등반열차, 케이블카, 버스 등 한번 돌고 루체른까지 다시 돌아오는 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어 편하다.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할인도 받을 수 있다. 12월부터 3월까지만 판매되는 겨울 스페셜 패키지 요금은 성인의 경우 37 유로, 16세 이하의 청소년이나 아동은 24 유로 정도다.

■고즈넉한 중세풍 소도시는 도보관광이 제맛

루체른은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옛 주택가, 꽃으로 단장한 카펠 다리, 고딕 양식의 호프 교회와 오래된 무제크 성벽에 둘러싸인 구시가지 등 스위스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유산도 많다.

이런 중세도시를 천천히 걸어가며 찾아다니는 여행에서 다리가 튼튼해지는 여행을 할 수 있다. 조금 힘들면 돌계단에 앉아 잠시 쉬고 목마르면 거리의 카페에서 목을 축이며 여유로운 여행을 즐겨보자.

루체른은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걸어서 구경할 수 있다.

보통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도보여행 코스는 루체른 역 광장에서 출발하여 상점과 은행, 영화관 등이 늘어서 있는 필라투스 거리를 중심으로 한 신시가지를 둘러본 후 로이스 강과 무레크 성벽 사이에 있는 구시가를 거쳐 호프교회에서 파노라마관을 거쳐 빈사의 사자상이 있는 라이온 기념비와 빙하공원까지 가는 것이다.

초행길이라면 하루 시내 도보 투어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다.

4~10월에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1월에서 이듬해 3월은 수요일과 토요일만 진행된다. 오전 9시45분에 구시가지 중심에 있는 루체른 관광안내소 카운터 옆에 모여서 출발한다. 소요시간은 2시간으로 영어와 독일어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도보 관광을 하게 되는데 요금은 16 스위스 프랑이다.

■ 정보상 약력

1960년생. 자동차전문지 카라이프 기자를 거쳐 여행과 자동차 전문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후 현재는 협회 감사로 있다. 여행전문포털 와우트래블(www.wawtravel.com), 자동차전문 웹매거진 와우(www.waw.co.kr)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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