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천자문 체험전

우수가 지나간다. 봄 비와 함께 겨우내 얼었던 땅도 녹인다는 우수다.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데 이 한겨울 독자 여러분의 마음에도 이젠 물소리가 들리시는지? 국보 숭례문은 다쳤지만 문화재를 사랑하는 온국민의 애정은 더욱 확연히 확인할 수 있었노라고, 그렇게나마 궁색한 위안이라도 찾고 싶은 2월이다. 이미 잃은 소, 외양간이라도 어떻게든 최상으로 복원되기를 빌며 이번 주에도 문화행사장으로 출발한다.

■ 마법천자문 체험전

관람객 10만 명 돌파의 기록을 세운 어린이용 겨울방학 화제작 <마법천자문 체험전>이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는 만화와 한자를 결합한 인기 베스트셀러 ‘마법천자문’을 한층 더 강화, 재미있는 시각적 체험전시로 입체화시킨 또 다른 히트작이다.

한자 애니메이션 등이 있는 입구에서부터 출발해 캐릭터체험 구역, 한자마법 구역, 미궁체험 구역, 한자놀이터, 아트샵과 북카페, 포토존 등 흥미진진한 프로그램들로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다.

‘모래한자쓰기’,‘한자 퀴즈쇼 & 한자 매직쇼’, ‘한자마법대전장-5승에 도전하라’ 등 재미와 학습효과, 박진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3월1일까지. 서울 코엑스 장보고홀. (02) 336-1585

강렬한 록음악이 인상적인 체코 뮤지컬
■ 뮤지컬 <햄릿> 시즌2

지난해 국내 초연되어 많은 인기를 모은 체코 뮤지컬 <햄릿>이 재공연에 돌입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을 강렬한 비트의 록음악에 녹여낸 이 작품은 햄릿을 반항적인 캐릭터로 재해석해 관심을 끌었다.

이번 시즌 2 공연에서는 선왕의 죽음에 대한 음모를 안 햄릿의 내적 갈등을 그려낼 방황 신, 선왕의 독살장면이 무대에서 재연된다. 또한 탐욕스러운 인간의 상징인 클라우디스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한 환락 신이 추가되는 등 보다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21일부터 4월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02) 363-9706

수묵화로 담아낸 자연현상과 철학의 잔상
■ 박인환 기획초대전

자연의 현상과 철학이 주는 미학적 잔상을 수묵화로 담아낸 전시회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봄, 여름, 가을에 나타나는 고목에 피어난 풀과 넝쿨의 관계를 통해 '사라지는 것'과 '태어나는 것'의 소멸성과 생명성을 양립하며 역설하는 작가의 독특한 개성과 표현법이 돋보인다. 작가의 그림 속에 자리한 고목은 소멸이 아니라 그 주변에 함께 자란 풀과 넝쿨 등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의 근원으로 생명성을 주고 받는 관계를 암시한다.

서양적 기법과 느낌을 차용한 빛의 표현법, 한국화 수묵담채가 지닌 전통적 아름다움, 필묵이 주는 독특한 무게감 등 작가의 동양적 미학과 철학, 영성을 작품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19일까지. 서울 갤러리 한. (02) 737-6825

신들린 듯한 김성녀의 1인32역 연기 일품
■ 연극 <벽 속의 요정>

2005년 6월 초연 이후 전회 기립박수의 기록, 배우 김성녀의 1인 32역 등으로 화제가 된 연극 <벽 속의 요정>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작품은 스페인 내전 당시의 실화를 토대로, 벽 속의 요정과 함께 사는 엄마와 어린 딸의 흥미진진하고도 가슴 뭉클한 생활을 담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야 했던 아버지의 삶과, 고난을 이겨낸 어머니의 삶이 씨실과 날실로 교차한다. 신들린 듯한 김성녀의 연기, 연출가 손진책의 절제된 연출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2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02) 747-5161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