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의 '피리부는 소년'1866년작. 캔버스에 유채. 161x97cm.

그림의 첫 인상이 지극히 단순하면서 강렬하다. 이것은 프랑스 출신 인상파의 거장이자 근대 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두아르 마네(Eduard MANET.1832-1883)의 작품 <피리부는 소년>이다.

이 작품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벨라스케스(1599-1660)의 영향이 막대하다. 어느 날 마네는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열린 벨라스케스 작품 전시회를 다녀온 뒤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받는다.

그는 당시의 절절한 감흥을 직접 지인에게 편지로 밝히기도 했다. 스페인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붓을 들고 시작한 것이 초상화들이었고, 벨라스케스가 준 영감처럼 영웅적 느낌을 담아낸 초상화 몇 점이 실제로 완성됐다.

그 중 하나가 이 작품이다. 그림 속의 주인공은 당시 마네의 작업실이 위치해 있던 거리 근처의 황실 근위군 곡예단의 페피니에르라는 이름의 소년 병사다.

발표 초기에는 비평가들의 혹평도 있었으나 에밀 졸라가 강력하게 마네의 작품들을 옹호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보다 더 단순한 기법을 사용한다고 해도 이 작품만큼 강력한 효과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극찬한 ‘화제작’이다.

실제로, 약 140년이 지난 지금에도 이 그림은 한번 보면 쉬 잊히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다. 마네의 정확성과 간결성이 특히 두드러진 작품이다. 간략하게 회색으로 단일처리한 배경, 그리고 중앙에 인물만 세운 구도가 독특하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비대칭적인 소년의 포즈, 즉 한쪽 발에 중심을 두고 서는 콘트라포스토 자세는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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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