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한도전>의 대박 이후 예능 프로그램의 경향이 확 바뀌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이 MBC <무한도전>처럼 여러명의 연예인이 출연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무한도전>이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하하 정준하 정형돈 등이 보여주는 ‘날 것’의 이미지에 시청자들이 환호하자 예능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경향이 바뀌었다.

강호동 은지원 이승기 이수근 MC몽 등이 출연하는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은 초등학교 시절 우르르 몰려 다니는 남자 아이들의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무한도전>과 맥을 같이 한다. 김용만 이경규 붐 등이 출연하는 SBS <라인업> 역시 ‘체험’ 시리즈를 신설하며 <무한도전> 스타일의 시청자를 사로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KBS 2TV <해피투게더> 이후 신동엽 이효리 콤비의 재결합으로도 화제를 모은 SBS <일요일이 좋다>의 ‘체인지’는 이효리의 ‘뚱보 분장’으로 남자 연예인을 넘어서 여자 연예인의 실제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같은 경향 덕분에 예쁘게 차려 입고 둘러 앉아 자신의 사생활을 고백해 왔던 예능 프로그램은 위기에 처했다. SBS <야심만만>은 ‘개점 휴업’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마지막 방송도 한 자리수 시청률에 그쳐 시청자의 변한 입맛을 드러냈다. KBS 2TV <상상플러스> 역시 국어공부에서 벗어나 ‘놀이의 탄생’이라는 코너를 신설하며 연예인들이 한 데 어우러져 노는 컨셉트에 동참했다.

연예인을 그저 선망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시절은 지난 것일까. 그들의 꾸밈없고 솔직한 리얼 세계까지 알고 싶은 시청자의 욕망은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 혹여 나랑 똑같다고 싫증 내고 또 다른 동경의 대상을 찾는 날이 오지는 않을까.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츠한국 이재원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