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대은행 이종수 상임이사 '무지개 가게'

사회연대은행은 서민들에게 무담보, 무보증의 소액대출을 해주는 한국형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 Credit)다.

2000년을 전후해 국내 소개된 마이크로크레디트는 2006년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유누스 총재가 노벨평화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사회연대은행의 경우 도시 빈곤층을 대상으로 소액 창업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사회연대은행 이종수 상임이사는 이곳의 창단멤버. 그가 마이크로크레디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외국계 은행에 취업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에 은행을 세우는 일을 하면서부터다. 대학시절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당시 그가 취직할 수 있는 곳은 외국계 회사밖에는 없었단다.

“제가 했던 일은 제3 세계 국가에 은행을 새로 만드는 것이었죠. 그 덕분에 은행 세우는 것 하나는 정말 자신 있었습니다. 제가 근무한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서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운영 사례를 본 것도 도움이 됐죠.”

사회연대은행의 대출조건은 일반 금융기관과 다르다. 내세울 담보가 없을 만큼 가난해야 하고, 다른 기관을 통해 지원을 받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딱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담보 대출금을 착실하게 갚아낼 만큼 창업과 자활의지가 강해야 한다.

‘까다로운 조건’을 거쳐 현재 1,200여명, 560여 업체가 이곳을 통해 창업에 성공했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인식은 낮은 편이다. 이종수 이사는 “아직도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장점을 알리려고 ‘무담보’ ‘무보증’이란 말을 쓰면 사채광고인 줄 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가 추천한 <무지개 가게>는 마이크로크레디트를 운영하며 창업에 성공한 20여개 업체의 사연을 묶은 책이다. 그는 “사회연대은행을 이용한 한분 한분이 모두 소설 주인공 같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서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책 제목 ‘무지개 가게’는 사회연대은행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업체를 일컫는 말이다. 무지개 가게 사람들은 삶의 한복판에서 씩씩한 희망을 일구어가는 사람들이다.

저마다의 ‘기구한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은 사회연대은행의 도움으로 기적을 만들어 나간다. 사회연대은행이 활동을 시작한 지 5년이 지난 후, 이곳에서 빌린 돈을 모두 상환한 가게도 점차 늘어났다. 여유가 생긴 ‘무지개 가게’는 이제 다른 이웃을 후원하기도 한다.

이 책은 무지개 가게 사람들의 억척같은 삶을 통해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역시, 인간이 이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권리’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종수 이사는 “현재 어려움에 처해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권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내용의 책이 아닙니다. 각자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소개됩니다. 책에 실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