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같은 친근감, 여자 눈물은 관람자 상상력의 몫align=center팝 아트의 대가, 인쇄물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망점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그려 완성

요즘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그림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다. 이 그림이 삼성 특검 때문에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음으로써 그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리히텐슈타인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사람들은 만화 같은 그림 가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예술품에 가치에 대해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술품 가격을 형성하는 것은 작품성과 희소성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이 작품은 팝아트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행복한 눈물>을 보면 사람들은 슈퍼맨이나 스파이더 맨, 원더우먼 등 미국 만화의 한 컷을 떠올린다.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만화를 그려보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기 로이텐스타인의 작품이 너무나 익숙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리히텐슈타인(1923~1997)은 대중문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팝 아트의 대가로서 그는 자신의 작품을 최대한 대량 복제되는 인쇄물처럼 보이기를 원했다. 그것은 리히텐슈타인이 고급 미술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것을 제시함으로서 새로운 예술 세계를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작품에서 여자를 사실적으로 표현했다기보다는 이상화시켜 표현했다. 화면 가득 여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너무 과장되게 표현했지만 만화처럼 친근함을 준다. 다만 이 작품은 만화처럼 내용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그림 속의 여자의 눈물의 의미는 관람자의 상상력이 몫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은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특별한 개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리히텐슈타인은 진실한 감정이나 깊은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 단순함을 강조함으로써 대중문화의 가장 친근한 이미지를 새롭게 변형시켰다.

이 작품이 만화의 한 컷 같지만 리히텐슈타인은 인쇄물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작품은 마치 인쇄된 것처럼 보이지만 망점 하나하나 오랜 시간 손으로 그려 직접 완성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인쇄물처럼 보여도 제작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은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리히텐슈타인의 예술 영역은 인쇄매체와의 결합에 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그는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리키면서 새로운 작업을 모색하던 중에 만화를 좋아하는 어린 아들 때문에 만화 주인공이 미국 문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어린 아들에게 그림을 그려주면서 영감을 얻은 그는 인쇄 기술을 응용하기로 한다. 메시지를 담아서 표현한 리히텐슈타인의 말풍선 그림은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1961년 만화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을 뉴욕의 화랑에 선보이면서 미국의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1962년 드디어 그는 뉴욕 미술계의 리더로 자리 잡는다.

■ 박희숙

화가, 동덕여대 졸업, 성신여대 조형산업대학원 미술 석사

저서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명화속의 삶과 욕망>


박희숙 bluep6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