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마침내 끝났다. 후보들의 치열한 가두 확성기 홍보행진도 그새 옛 일 같다. 당선 후 새 선량들에게는 감격으로 다가갈 첫 주. 굳이 누군가의 당락에 웃고 울지 않아도 우리의 삶 자체에서 행복이 자급자족되는 날은 언제쯤에나 올까. 선거전 당사자 못지않게 ‘후보 낙점’에 고민했던 여러분과 함께 이번주에도 봄 마실을 나선다.

러시아 안무가의 역동적 무대연출 눈길
■ 발레극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제121회 정기공연작이다.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작품으로, 연인의 슬픈 사랑을 다룬 원작에 충실히 따르며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한다. 다른 <로미오와 줄리엣> 레퍼토리와는 달리 유리 그리가로비치 특유의 힘과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남성 무용수를 적극 활용해 역동적인 흐름을 이어가도록 구성했다. 극적인 드라마를 강조하고 동작과 표정 하나하나를 표현하는 내면적 연기를 섬세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디테일에도 충실을 기했다. 국립발레단의 프리마돈나 김주원과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김지영이 각각 줄리엣을 연기, 서로 다른 색깔의 줄리엣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다. 16일부터 1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 587-6181

명창들이 재구성한 인기 한류 드라마
■ 판소리 러브스토리 '왕과 장금'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수백만 관객을 열광시킨 인기작으로, 4월 중 내한 전국 투어를 시작한다. 뮤지컬 <스노우쇼>는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사상 최고의 입장 수익을 올리며 에든버러, 런던, 토론토, 시드니, 파리, 홍콩 등에서도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간 작품.

몸짓과 표현만으로 인간의 복합적인 정서와 철학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무언극답게 누구에게나 쉽고 재미있게 다가간다.

이 시대 최고의 광대 슬라바 폴루닌을 비롯해 출연 배우 전원이 혼신을 다한 연기로 애잔한 웃음과 눈물을 자아낸다. 마지막 눈보라 장면과 대형 공을 객석 위로 굴리는 장면에서는 배우와 관객의 경계를 넘는 한마음 축제의 장을 경험할 수 있다. 16일부터 20일까지. 한전아트센터. 1544-3937

100여 개국 수백만 관객 열광시킨 무언극
■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인기 한류드라마 <대장금>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우리 판소리로 새 옷을 갈아입는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탄탄한 구성, 화려한 의상과 소품 등으로 아시아 안방극장을 강타한 드라마 원작을 국악적 요소로 재구성했다.

이번 작품은 명창 이용수 창작, 고동업 연출로 선보인다. 극중 소리광대의 연희, 무형문화재 한복려의 <궁중음식연구원>이 선보이는 전통궁중상차림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서양의 랩과 같은 휘모리와 자진모리 등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외에도 드라마 원작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치마바위 전설과 전염병, 권력 암투 등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곳곳에 추가돼 있다. 4개국어의 번역 자막도 동시 가동. 2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02) 585-9325

나비·곤충을 소재로 한 친환경 박람회
■ 2008 함평세계나비 곤충엑스포

살아 있는 나비와 곤충을 소재로 한 세계 최초의 친환경박람회 <2008 함평 세계나비�곤충 엑스포>가 4월을 장식한다. 함평천 옆 33만㎡의 습지공원과 100여 종의 꽃창포, 30여 종의 초화류가 만개한 때에 열리는 이번 엑스포는 국제곤충학회로부터 나비�곤충산업 발전을 위한 세계 최초의 국제행사로 인정받은 바 있다.

'미래를 만드는 작은 세계'라는 주제로 나비, 곤충과 생태환경 등을 아우른 전시, 교역, 체험, 학술, 교육, 문화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전시영상관, 국제곤충관, 국제나비관, 황금박쥐테마관, 버드하우스 작품전시관, 생태습지공원 등 나비�곤충에 관련된 다양한 전시와 생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다. 18일부터 6월1일까지. 전남 함평 엑스포공원. (061) 320-3860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