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미국드라마) 열풍이 영드(영국 드라마)에게 바통을 넘겨 주고 있다. 올 초 미국 작가조합의 파업으로 미드의 새 시즌 시작이 지연되자 열혈 팬들이 새로운 볼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미드 팬이라면 영국식 억양에 낯설음부터 느끼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가 높은 영드의 수준도 만만치 않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영드로는 SF 드라마 <닥터후(Doctor Who)>가 가장 먼저 손꼽힌다. 영국 BBC에서 제작한 <닥터후>는 1963년부터 제작된 드라마로 영국의 ‘국민 드라마’로 분류될 정도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드라마의 명불허전이다. 행성 갈리프레이에서 온 900살 먹은 외계인 닥터가 공중전화 모양의 타임머신 ‘타디스’를 타고 미래와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며 겪는 모험을 담고 있다. 현재 10대 닥터까지 이어오고 있다. 국내에서 KBS가 지난해 시즌3를 방영했으며 현재 FOX채널에서 방송 중이다.

<스킨스(Skins)>도 관심을 받고 있다. 미드 <가십걸(Gossip Girl)>과 비견되는 이 드라마는 영국 남부의 작은 항구도시 브리스톨에 사는 10대들의 화끈한 성장기를 담고 있다. 케이블채널 XTM에서 방영하기 전부터 다운로드 사이트 등을 통해 인기를 얻었다. 휴 그랜트와 함께 출연한 영화 <어바웃 어 보이> 등 아역배우로 이름을 알린 니콜라스 홀트 등 출연 배우들의 인기도 상종가다.

닥터 후의 스핀오프 드라마 <토치우드(Torchwood)>나 비밀 첩보원 MI5의 세계를 그린 드라마 <스푹스(spooks)>, 자기장 이상으로 시공간의 틈이 벌어져 원시시대의 생물들이 현대로 오게되는 <프라이미벌(Primeval)>도 인기다. 고전에 바탕을 둔 <로빈후드><오만과 편견><제인 에어>도 미드와 다른 영드만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영드가 인기를 얻자 국내 케이블 채널들도 영드는 물론 영시(영국 시트콤)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경쟁적으로 수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람을 타기 시작한 영드가 과연 국내 팬들에게 어느 정도 사랑을 받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