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아방가르드가 공존하는 독특하고 환상적인 코디법드라마 '엄마가 뿔났다' 톡톡 튀는 의상·대사 '장안의 화제'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재벌 사모님으로 등장하는 장미희가 요즘 장안의 화제다. 그의 연기와 외모, 극중 캐릭터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회자되고 있다.

당대 최고의 섹시스타 였던 그가 오십을 넘긴 나이에도 변함없이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설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우아함과 코믹함이 중첩되며 보는 이에게 묘한 재미를 주는 극중 캐릭터와 톡톡 튀는 대사, 무르익은 연기력 그리고 나이가 믿기지 않는 미모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인기는 스타일과 뗄래야 뗄 수 없는 함수관계에 있다.

디자이너 정구호 씨의 권유로 자른 세련된 숏커트, 화려한 모피, 평범하지 않은 꽃 귀걸이와 목걸이세트 등 고급스러우면서도 개성 있는 의상으로 패션아이콘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스타일을 빼놓고는 그를 논할 수 없다.

대중을 사로잡는 그의 스타일세계로 들어가본다.

‘엄마가 뿔났다’에서 “귀족으로 태어나 귀족으로 산다”는 재벌 사모님 역이 그와 어쩌면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

아무래도 ‘장미희’ 하면 우아한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른다. 서민적인 모습은 그와 좀처럼 매치되지 않는다.

극중 “귀족으로 태어나 귀족으로 사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태생부터 고고한 재벌사모님 역이 자연스럽다 못해 배우의 분신으로 여겨질 정도다.

그에게 한껏 고고한 재벌사모님 이미지가 자연스러움 이상으로 자연스러운 이유는 그것이 그의 실제 모습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값비싼 명품으로 치장했다고 해서 흉내낼 수 없는 그만의 귀족적인 이미지가 대중에게 동경의 대상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를 영향력 있는 패션아이콘으로 지목하게 만든 것은 고급스러운 의상과 이미지가 전부는 아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 때 살색에 끈 없는 브래지어 프린트가 들어간 상의 복장을 입고 등장했다.

옷을 입었는데 마치 누드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옷은 실험적인 디자이너로 정평난 벨기에 출신 마틴 마르지에라의 것이다.

장미희는 마틴 마르지에라 외에 역시 벨기에 출신의 실험적 디자이너 앤드뮐 미스터의 제품 등 아방가르드적인 패션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타일리스트 조우영 씨는 “웬만한 젊은이도 입기 어려운 실험적인 패션을 나이 오십의 장미희가 완벽히 소화하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고 평가한다.

물론 그는 랑방과 같은 클래식한 프랑스 디자이너의 의상도 즐긴다.

디자이너 정구호 씨는 “그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패션에서 실험정신이 넘치는 아방가르드 패션까지 폭넓게 소화해내는 것을 보며 탁월하고 깊이 있는 그의 패션감각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장미희를 “우리나라 배우 중에 옷을 제일 잘 아는 배우”라고 소개한다. 정 씨에 따르면, 옷을 잘 입는 배우는 많아도 장미희 만큼 옷을 잘 이해하는 배우는 없다.

무엇보다 대중을 사로잡는 패션아이콘 장미희는 자기만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스타일은 우아함과 코믹함, 우울함과 섹시함 그리고 고급스러움과 아방가르드적임이 공존한다.

스타일의 이중성은 고도로 세련된 패션감각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구호 씨를 비롯해 장미희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스타일의 이중성은 세련된 감각뿐 아니라 그의 독특한 내면세계가 고스란히 표현된 것이라고 말한다.

개성 있는 스타일이야말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는 대 스타의 비결이 아닐까.


전세화 기자 candy@hk.co.kr